
전북 주장 박진섭이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코리아컵 우승을 확정한 뒤 대회 MVP를 수상했다. 상암│뉴시스
“K리그1에서 받지 못한 최우수선수(MVP)를 코리아컵에서 받게 돼 너무 기쁘다.”
‘2025 하나은행 코리아컵’에서 가장 빛난 별은 전북 현대 주장 박진섭(30)이다. 팀의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3년만의 정상 등극과 통산 최다 우승(6회)에 앞장선 공로를 인정받았다. 주장 완장을 차고 시상대에 올라 트로피를 들어올린 그의 모습은 과거 전북의 황금기를 이끈 최철순, 이동국(용인FC 테크니컬 디렉터), 김상식(베트남축구대표팀 감독) 등 대선배들에 버금갔다.
박진섭은 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코리아컵 결승에서 연장 승부 끝에 2-1로 이긴 뒤 공식 기자회견에서 “올 시즌 K리그1과 코리아컵을 모두 석권해 너무 기쁘다. 거스 포옛 감독(우루과이)님께서 오늘 오전 경기장에 오기 전 영상 미팅으로 동기부여를 주신 덕분에 웃을 수 있었다”고 돌아봤다. 이어 “영상 미팅은 5~6분짜리 영상 상영으로 진행됐다. 지난 시즌 우리가 승강 플레이오프(PO) 끝에 겨우 생존한 시점부터 올해까지 과정이 담겨있었다. 선수들 모두 뭉클했다”고 덧붙였다.
박진섭은 올 시즌 ‘하나은행 K리그1 2025’와 코리아컵 모두 유력한 MVP 후보로 지목됐다. 그러나 앞서 1일 K리그1 시상식에선 울산 HD 공격수 이동경에게 밀려 아쉽게 MVP를 수상하지 못했다. 이날도 1-1로 맞선 연장 전반 추가시간 공격수 이승우가 결승골을 터트린 탓에 MVP 수상을 점치기 힘들었다. 어려움 끝에 따낸 MVP라 그 가치가 크다.
박진섭은 “사실 (이)승우가 MVP를 받을 줄 알았기 때문에 내 이름이 불렸을 때 너무 놀랐다. K리그1에서 받지 못한 MVP를 코리아컵에서 받게 돼 너무 감사하다. 오늘 하루를 잊지 못할 것 같다”고 얘기했다. 또 “경기 전부터 동료들에게 ‘전반부터 분위기를 주도하고 절대 경합에서 지지말자’고 말했는데 뜻대로 이뤄졌다. 승우의 퇴장에도 동료들이 냉정을 잃지 않은 덕분에 우승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코리아컵에서 가장 빛난 별이 됐지만 여전히 배가 고프다. 박진섭은 하부리그부터 국가대표까지 모두 겪어본 스타플레이어답게 현재에 안주해서는 안된다는 사실을 잘 안다. 그는 2017년 프로무대에 입성하지 못해 세미프로리그인 대전 코레일에서 커리어를 시작했고, K리그2 안산 그리너스와 대전하나시티즌을 거쳐 전북에 입성했다.
자연스레 내년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내년엔 2026북중미월드컵이 열린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에서 수비수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는 박진섭은 더 밝은 미래를 다짐한다.
박진섭은 “소속팀에선 수비형 미드필더, 대표팀에선 센터백으로 뚜고 있다. 주전 경쟁을 하고 있는 입장이라 아직 내 자리는 없다는 생각으로 도전하고 있다. 포지션에 상관없이 대표팀에 계속 뽑힐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상암│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상암│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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