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산 우리은행은 ‘BNK금융 2025~2026 여자프로농구’ 1라운드에서 단 1승(4패)을 올리는 데 그쳤다. 우리은행 1라운드에서 1승만 거둔 건 2011~2012시즌 이후 처음이라 충격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여자프로농구 최고의 명장으로 꼽히는 위성우 우리은행 감독(54)조차 “깜짝 놀랄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고 고개를 저었다.

익숙하지 않은 부진에 주장 김단비(35·180㎝)의 마음고생도 심했다. 경기력이 좋지 않았던 것을 인정했지만, 연습이 부족했다는 평가는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더욱이 위 감독의 엄청난 훈련량은 우리은행의 트레이드마크와도 같다. 김단비는 “우리 팀의 연습량이 부족할 리는 없지 않나. 남들보다 덜하지 않았다”며 “단지 내가 중심을 못 잡아준 탓에 1라운드 때 경기력이 안 좋았던 것”이라고 자책했다.

김단비는 여느 때와 다름없는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번 시즌 9경기에 모두 출전해 34분31초를 소화하며 18.0점·11.9리바운드·3.1어시스트·1.0스틸·1.6블록을 올렸다. 팀의 에이스로서 부족함이 없는 성적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가 따라오지 않아 힘겨운 시간이 이어졌다. 김단비는 “우리가 훈련은 정말 열심히 했는데 왜 실전에서 경기력이 좋지 않을까 고민하며 배신감을 느끼기도 했다”며 “정말 자신감이 없었고, 안 되겠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고 털어놓았다.

다행히 우리은행은 2라운드 들어 경기력을 회복했다. 5일 부천 하나은행과 홈경기(62-71 패) 이후 3연승을 질주했다. 김단비, 이명관이 중심을 잡고, 부상에서 회복한 이다연이 궂은일에 집중하면서 특유의 팀워크를 회복했다. 김단비는 “우리 팀의 강점은 열심히 하는 것”이라며 “매 경기를 치르며 우리의 색깔을 찾아가는 게 중요하다. 자신감이 떨어지니 리바운드도 안 되더라. 물 흐르듯 우리의 색깔을 찾아가다 보면 좋았을 때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위 감독을 향해서도 메시지를 남겼다. 위 감독은 평소 선수들에게 거침없이 쓴소리를 하며 승부욕을 끌어올리는 사령탑이다. 그러나 팀이 부진에 빠지자 최대한 화를 내지 않고 선수들을 격려했다. 혹여 자신감을 잃을까 걱정해서였다. 김단비는 “감독님께서 우리가 자신감이 떨어질까봐 더 화를 안 내셨다. 우리도 놀랐다”면서도 “요새 이기고 있으니 다시 화를 내기 시작했다”고 웃었다. 그러면서 “감독님이 화를 내시는 건 우리가 잘하고 있다는 뜻이다. 잘한다고 자만해서 다른 생각을 하다가 다칠까봐 더 화를 내신다. 그냥 감독님께서 늘 해왔던 대로 하시는 게 오히려 좋다”고 밝혔다.

우리은행은 2라운드 들어 3승1패로 살아났다. 김단비는 위성우 감독을 향해 “늘 해왔던 대로 화를 내시는 게 오히려 좋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스포츠동아 DB

우리은행은 2라운드 들어 3승1패로 살아났다. 김단비는 위성우 감독을 향해 “늘 해왔던 대로 화를 내시는 게 오히려 좋다”고 메시지를 전했다. 스포츠동아 DB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