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임시 사령탑 대런 플레처. 사진출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맨유 임시 사령탑 대런 플레처. 사진출처|맨체스터 유나이티드 페이스북


[스포츠동아 남장현 기자] 옛 영광에 집착하는 듯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맨유·잉글랜드)의 행보에 영국 공영방송 BBC마저 고개를 저었다.

필 맥널티 BBC 축구담당 수석기자는 최근 칼럼을 통해 “맨유의 ‘DNA’는 대체 무엇이고, 이게 정말 중요할까?”라는 묵직한 화두를 던졌다.

맨유는 바람잘 날이 없다. 성적 부진에 잦은 리더십 교체, 선수단 내홍 등 이슈도 참 다양하다. 2025~2026시즌 역시 다르지 않다. 성적도 신통치 않지만 전력보강과 전술 개입 문제로 수뇌부와 갈등을 빚은 후벵 아모림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맨유는 아모림 감독의 후임을 물색해왔는데 최근까지 유스팀을 지도한 대런 플레처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임시로 팀을 이끌었고, 마이클 캐릭 감독이 잔여 시즌을 책임질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 이 과정서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과 뤼트 판 니스텔루이 감독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고 이들을 보좌할 코치 후보로 웨인 루니가 등장하기도 했다.

이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모두 맨유의 르네상스를 함께 한 스타 플레이어 출신이다. 한시절 맨유를 철권 통치한 알렉스 퍼거슨 감독의 지도를 받았고, 수많은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당시 한국인 박지성도 ‘퍼기의 아이들’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특히 퍼거슨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3회,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 2회에 FA컵이나 리그컵 등까지 더블 2회를 차지했다.

그래서일까. 요즘 맨유 주변에서 가장 많이, 또 자주 들려오는 요구가 ‘클럽 DNA‘에 맞는 후임자가 필요하다는 내용이다.

워낙 혼란스럽고 고통이 가득한 시국이다보니 팬들은 영광스러운 과거에서 위안과 행복을 얻는다. 유명 선수 출신들의 생각도 다르지 않다. 맨유 수비수로 명성을 떨친 게리 네빌도 “’맨유 DNA‘에 맞는 감독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이해가 안되는 것은 아니다. 어떤 문제가 닥쳤을 때 DNA를 호출하는 것은 클럽이 잘 알고 상징하는 것, 가장 큰 성공을 가져온 것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믿는 건 어쩌면 당연하다.

그러나 BBC의 견해는 많이 다르다. 칼럼은 “은퇴한 지 13년이 넘은 지금까지 퍼거슨의 축복을 구해야 하나? 그렇게 하면 맨유가 잃어버린 DNA를 되찾을 수 있나?”라고 반문했다. 빠르게 진화하고 변화하는 현대축구에서 과거에 얽매이는 게 반드시 좋을 수 없다는 의미가 내포됐다.

물론 여기엔 정답은 없다. 맨유는 조세 무리뉴도, 루이 판할 등 당대 최고 지도자들이 지휘봉을 잡았고 모두 실패한 팀이다. 지네딘 지단이나 토마스 투헬등이 와도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

여기서 중요한 건 시스템이다. 지금 맨유는 뚜렷한 방향이 없다. 우승을 바라기에도 애매하고 예전처럼 톱클래스의 우수 자원을 꾸준히 육성하지도 못한다. 엄청난 빚을 보면 클럽 내실이 탄탄한 것도 아니다.

그 와중에 수뇌부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사령탑에게 책임을 뒤집어씌워 떠나보낸다. 이 과정서 불필요한 지출(위약금)이 끊이질 않는다. 위르겐 클롭을 기다려준 리버풀이나 펩 과르디올라와 오랜시간 동행 중인 맨체스터 시티와 많이 다른 모습이다.

역사와 전통, 규모까지 모든 면에서 맨유와 비교할 수 없으나 분명 비슷한 잘못을 무수히 반복하는 팀들이 적지 않고, 심지어 프로팀 자격마저 의심되는 신생팀들을 꾸준히 받아들여온 K리그가 반면교사로 삼을 만한 지점이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