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다운]김광현-권상우화법닮았네

입력 2008-05-1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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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류현진이 배용준이라면 SK 김광현은 권상우다. 화법이 그렇다는 얘기다. 류현진은 예의 바르고, 말도 깔끔하다. 애 늙은이 같은 미소를 띠우며 예봉을 피해간다. 단답형 모범답안이 많다. 그래서 무난한 인상을 받긴 하는데 임팩트가 없다. 반면 김광현은 솔직담백하다. ‘호불호’가 표정부터 분명히 드러나고, 말에도 가식이 없다. 기분 좋을 때에는 농담도 거침없다. 손해 보더라도 할 말은 하는 타입에 가깝다. 비정치적이고 화끈한 면에서 김병현과 흡사하다. 그러나 김병현과 다른 점은 김광현이 의외로 예민하다는 점이다. 최근 깨달은 사실인데 김광현은 1대1로 얘기할 땐 눈을 잘 못 마주친다. 수줍어하는 것이다. 그러나 말은 언제나 또박또박, 논리정연하다. 알아갈수록 김광현이 얽힌 ‘설화(舌禍)’는 사람들이 이런 그의 캐릭터를 오해해서 빚어졌다는 확신이 들었다. 김광현은 호감과 자신감이 담긴 농담을 섞은 것 뿐인데 발언의 전후 배경을 잘라내고, 텍스트만 떼어내다 보니 어감이 이상해진 셈이다. 김광현은 달을 가리키고 있는데 나머지는 손가락만 쳐다보고 있었던 것 아닐까. 적어도 악의없는 의도의 순수성 만큼은 인정해줘야 하지 않을까. 앞으로 김광현의 입에서도 “상대 실수 덕분”, “운이 좋았다”란 판에 박힌 소감을 듣고 싶지 않다면.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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