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가바람났다…3연승‘신바람’

입력 2008-06-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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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가 뿔났다!’ 모처럼 힘을 내고 있는 걸 보면 단단히 뿔이 난 모양이다. ‘아무래도 올 시즌 4강 진출은 힘들어 보인다’는 세간의 평가를 비웃기나 하듯 신바람 3연승을 내달렸다. 한때 끝모를 추락을 거듭하며 꼴찌에서 헤매더니 어느덧 이제는 중위권 도약을 노릴 수 있게 됐다. 500만 관중을 목표로 하는 올 국내프로야구는 ‘구도 부산’을 연고로 하는 롯데의 돌풍, 거대 구장인 잠실을 쓰는 두산의 선전, 상승세로 돌아선 전국구 구단 KIA 효과 등으로 예년에 비해 부쩍 많은 관중수를 기록하며 ‘인기 부활’의 꿈을 이뤄가고 있다. 여기서 유독 뒤로 빠져 있는 구단이 바로 LG였다. 두산과 같은 잠실구장을 홈으로 쓰는 LG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10가까이 관중이 줄었고, 이는 상당부분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팀 성적 탓이었다. 그러나 최근 분위기는 가파른 상승세다. 롯데 두산 KIA 등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빅3’팀 못지 않다. 특히 같은 하위권에 있음에도 ‘KIA는 상승 여력이 있지만 LG는 그다지 반전 가능성이 없어 보인다’는 평가가 대세인 상태에서 나온 의외의 반전이라 눈길을 끈다. LG는 3일 잠실 삼성전에서 선발 봉중근의 7이닝 1실점 호투와 2홈런 3타점 5득점을 합작한 ‘공포의 클린업트리오’의 활약에 힘입어 7-1 완승을 거뒀다. 주말 청주 한화전부터 이어온 3연승. 최근 15게임에서 9승 6패로 올 시즌 들어 가장 안정적인 페이스를 유지하고 있다. 이 중심에는 부상으로 빠진 에이스 박명환의 빈자리를 부족함 없이 채워주고 있는 봉중근이 있다. 빅리그에서 돌아온 후 한국 무대 2년째를 맞는 봉중근은 이날 승리로 5월 11일 대전 한화전 이후 최근 4연승(6승5패)의 힘을 냈다. 요즘 구위로만 보면 ‘왼손 빅2’로 꼽히는 한화 류현진, SK 김광현보다 낫다는 평가를 들을 정도. 박명환과 절친한 사이인 그는 “명환이 형이 빠져 있어 안타깝지만 그래서 더욱 집중하고 있다”면서 “지난 겨울 체력 훈련을 충실하게 소화한 게 큰 힘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 마운드에 봉중근이 있다면 타석에는 ‘공포의 3인방’으로 자리매김한 안치용-로베르토 페타지니-최동수로 이어지는 ‘신 클린업트리오’가 상승세의 주역이다. 이들 3인방은 처음으로 호흡을 맞췄던 지난 주말 청주 3연전에서 타율 0.471(34타수 16안타) 6홈런 16타점 11득점을 합작했고 삼성전에서도 안치용 페타지니가 각각 솔로포를 쏘아올렸다. 특히 봉중근의 신일고 1년 선배인 안치용은 봉중근이 올 시즌 선발 등판한 7게임에서 28타수 13안타 10타점, 타율 0.464, 3홈런을 기록하며 ‘봉중근 도우미’ 역할까지 해냈다. LG 김재박 감독은 하위권 탈출의 계기를 마련하기 위해 트레이드를 수차례 시도했고 3일 결국 한 때 유망주로 꼽혔던 이성열을 내주면서까지 두산과 2-2 맞트레이드에 성공했다. ‘이참에 부족한 부분을 채워 더 치고 올라가겠다’는 굳은 의지가 담겨있다. 3일 현재 7위 LG와 4위 삼성의 게임차는 8게임. 아직 시즌은 반환점도 지나지 않았다. 그래서 더 주목되는 ‘뿔난 LG’다. 잠실 |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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