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위SK도“반갑다폭우”…전력구멍에‘우천취소’흡족

입력 2008-06-0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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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

우리 대 SK전이 예정된 3일 문학구장. 경기 개시를 1시간여 앞두고 기습 장대비가 쏟아졌다. 순식간에 내야에 웅덩이 4개를 만들 정도로 폭우였다. 이후 빗줄기가 약해지자 SK 김성근 감독과 우리 히어로즈 이순철 수석코치는 필드에서 조우, 한참 이야기를 나눴다. 이 코치에게 김 감독의 의중을 묻자 뜻밖에도 “저쪽(SK)도 경기를 미루고 싶어 한다”란 답이 돌아 왔다. 히어로즈야 팀이 꼴찌로 추락해 사기가 말이 아닌 지경인지라 우천순연이 반가울 터. 그러나 1위 팀 SK마저 똑같이 반응한 것은 이례적일 수 있다. SK가 4일 히어로즈전 선발로 송은범을 그대로 예고한 점에 비춰보면 더욱 그렇다. 그러나 파고 들어가면 지금 SK는 정상 전력과 한참 거리가 있다. 일단 선발진 중 레이번이 2군에 내려가 있고, 대체용병 영입도 지지부진하다. 김광현도 베스트 구위는 아니다. 송은범과 김원형, 이승호가 땜질 선발을 맡고 있지만 불펜에 부담을 주고 있다. 채병용을 제외하면 안심할 카드가 전무한 실정이다. 야수진 역시 이호준이 2군에 내려가 있다. 가뜩이나 제주원정 이래 체력 부담이 가중됐는데 여기에 5일 히어로즈와 홈 야간경기(6시 개시)를 마치고 6일 낮(오후 2시)에 롯데와 사직에서 대결하는 살인 일정이 기다리고 있다. 부산 지역 방송국의 중계 스케줄에 맞추기 위한 조치지만 김 감독은 속이 말이 아니다. 김 감독은 올 시즌 SK를 두고 “베스트가 있긴 한 건지 모르겠다”라고 자조한 적이 있다. 실제 이렇게 어려운 처지에서 1위로 끌고 온 것이 신기할 정도다. 그렇기에 3일의 게릴라 폭우가 반가울 수밖에 없는 김 감독이다. 문학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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