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담배“팀명바꿔도좋다…스폰서권리포기”

입력 2008-07-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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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히어로즈의 프로야구 가입금 1차 분납액 미납 사태가 중대국면으로 치닫고 있다. 8구단 체제의 유지에만 급급해 생소한 투자회사(센테니얼 인베스트먼트)를 신규 회원으로 끌어들인 한국야구위원회(KBO)의 행정력 또한 다시금 여론의 도마 위에 오르게 됐다. 히어로즈 구단의 메인스폰서인 우리담배㈜는 4일 “향후 메인스폰서로서의 모든 권리 행사를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했다. “2010년까지인 계약기간까지는 스폰서 후원금(연간 100억원)을 유지하겠다”면서도 “센테니얼이 팀명을 바꿔도 상관없다”는 ‘깜짝’ 선언을 해 진의에 촉각이 쏠린다. 사실상의 결별선언으로 풀이된다. 사태의 추이에 따라서는 언제든 ‘스폰서십 철회→리그 운영 파행’으로 이어질 우려도 높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다. ● ‘사면초가’에 몰린 센테니얼&히어로즈 히어로즈의 운영주체인 센테니얼은 우리담배㈜의 ‘관계정리’ 통보에 대해서는 반응을 자제한 채 “7일까지는 가입금 1차분 납부 문제를 매듭짓겠다. 야구단을 계속 운영한다는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고 밝혔다. 야구단 운영에 대한 의지 표명은 곧 납부시한(6월 30일)을 넘긴 가입금 1차분 24억원을 KBO가 마지노선으로 설정한 7일까지는 지불하겠다는 간접적인 의사 표현으로 보인다. 그러나 만시지탄이다. KBO에 ‘강제퇴출’의 명분을 스스로 제공한데 이어 끝내 메인스폰서를 잃을 국면으로까지 내몰렸지만 원론적인 입장만을 되풀이할 수밖에 없는 딱한 처지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은 KBO 이미 센테니얼에 “7일까지 조건 없이 24억원을 내지 않으면 야구규약대로 처리하겠다”는 최고장을 발송해놓은 KBO는 냉정을 유지했다. “구단 운영사와 스폰서간의 문제는 스스로 해결할 사안 아니냐”고 밝혔다. 맞는 얘기다. 그러나 KBO가 센테니얼과의 초기 협상과정에서부터 원칙에 입각해 대처했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더욱 크게 부각되게 생겼다. 실제 자금력의 유무와는 별개로 센테니얼이 추한 모습을 보이면서 스폰서에게까지 불똥이 튀도록 방조한 꼴이기 때문이다. ‘원죄’까지 고려하면 이번 사태가 어떤 결론을 맺더라도 KBO 수뇌부는 비난을 모면할 길이 없다. ● 결국 파국?…7일이 D-day 센테니얼은 확실히 다급해졌다. 그러나 동시에 살 길도 하나뿐임은 자명해졌다. 일단 발등의 불부터 꺼야 한다. 7일까지는 24억원을 내야 등을 돌린 KBO 및 우리담배㈜와 관계를 복원할 여지가 생긴다. 24억원을 내고나면 적어도 올 연말까지는 안정적으로 구단을 운영하면서 KBO와 우리담배㈜를 상대로도 권리를 주장할 수 있다. 이 경우에도 명심해야 할 사실이 있다. 지금까지처럼 열악하게 구단을 운영하면 우리담배㈜가 관계청산으로 결심을 굳힐 수 있으며, 제3의 메인스폰서는 더더욱 나서지 않으리란 점이다. 센테니얼이 24억원을 내지 않아도 상황은 간단해진다. KBO가 공언한 제명, 즉 법정퇴출이다. 그러나 이 경우 KBO도 부담을 떠안아야 한다. 제명 후 히어로즈 선수단을 인수해 30일내로 새 주인을 찾거나, 새 주인이 선뜻 나서지 않을 경우 7개 구단에 손을 벌려야 한다. 특히 히어로즈가 공중분해된다면 현재 KBO로 프로야구단 창단 의사를 전해온 기업들도 딴 마음을 품을 수 있어 모든 상황이 돌변할 개연성도 높다. 대전|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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