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타자조성환“끊어친게통했다”

입력 2008-07-30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조성환(32)이 롯데의 새 주장으로 선임된 건 시즌을 시작하고도 3개월 반이 흐른 지난 16일이었다. 전임 주장이자 절친한 동료였던 정수근이 음주로 인한 폭력사태에 휘말린 게 원인이었다. 발 빠르게 정수근의 임의탈퇴 공시를 요청한 구단은 황급히 대체 인물을 물색했다. 지난 8년과는 다른 시즌을 보내고 있는 롯데였으니 주장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했다. 오래 고민할 필요는 없었다. 평소 ‘군기반장’으로 불리던 조성환이 적임자였다. 조성환은 코칭스태프와 프런트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추천 속에 얼떨결에 중책을 맡았다. 그리고 “팀이 어려운 순간에 주장을 맡아 책임감이 크다”고 했다. 하지만 그라운드 안에서의 빈 자리가 더 큰 문제였다. 발 빠른 김주찬, 이인구, 이승화 등이 번갈아가며 1번으로 기용됐지만 애초부터 쉽게 메워질 공백은 아니었다.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의외의 인물에게서 해답을 찾기 전까지는 말이다. 조성환이었다. 26일 사직 한화전에서 도루 2개를 성공시켜 감독의 눈에 띈 그는 27일에 올 시즌 처음 1번타자로 기용됐다. 로이스터 감독이 마지막까지 고민한 끝에 조정한 타순이었다. 조성환은 1번으로 나선 첫 타석에서 좌전 안타를 때려냈고, 30일 잠실 두산전에 다시 1번으로 나섰다. 그리고 조성환은 모처럼 한 경기 3안타를 터뜨렸다. 1회 첫 타석에서 중전안타로 출루했고, 3회 무사 2·3루에서 우전 적시타를 때려낸 뒤 홈을 밟았다. 5회에는 우전안타와 도루에 이은 두 번째 득점. 6회에도 볼넷으로 출루했다가 이인구의 적시타에 홈까지 달려들었다. 4타수 3안타 1볼넷 3득점. ‘공격의 첨병’이라는 흔한 말이 꼭 필요한 활약이었다. 조성환은 “1번이라 출루를 많이 해야겠다는 생각으로 타석에 섰다. 짧게 끊어서 치고 중심에 맞힌다는 생각으로 임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고 자평했다. 3번에 붙박이로 배치되면서 “스윙이 점점 커져서 고민”이라던 그가 마침내 해법을 찾았다는 얘기였다. 조성환은 또 “주장으로서 팀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게 고무적이다. 이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도록 애쓰고 있다”면서 “올림픽 휴식기 동안에도 팀을 잘 추슬러서 후반기에도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그라운드 안팎에서 제 몫을 해내는 조성환이 올 시즌 롯데가 달라진 중요한 이유 중 하나인 듯 했다. 잠실|배영은 기자 yeb@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