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일본행을 추진중인 주포 김동주(32)의 장기 이탈 사태로 몸살을 앓고 있다. 사실상 물 건너간 듯한 일본 진출에 여전히 목을 매고 있는 김동주가 연락마저 끊고 있어 한명 남은 외국인선수 영입작업에도 애를 먹고 있다.
김동주는 한국시리즈 종료와 함께 일본프로야구 지바롯데와 오릭스 등의 문을 힘껏 두드렸다. 그러나 아직까지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특히 지바롯데와는 공식 채널을 거치지 않고 보비 밸런타인 감독을 통해 입단을 타진하다가 벽에 부딪히고 말았다. ‘헐값 몸값(연봉 3000만엔) 논란’에 이어 지바롯데 구단 수뇌부와 밸런타인 감독 사이의 분란을 초래하는 등 한·일 양국에서 뜻밖의 해프닝까지 빚어졌다.
여전히 에이전트 더글러스 조가 일본내 입단 가능한 구단을 물색하고 있지만 요즘 들어서는 아예 일본 구단과 언론의 관심권 밖으로 밀린 분위기다.
두산은 지난해 김동주의 첫 일본 진출 시도 때와 같은 결과를 예상하고 있다. 결국은 일본행을 단념하고 국내 잔류를 선택할 것으로 믿고 있다. 그러나 문제는 잔류 선언 시점이다. 여러 정황상 일본행이 여의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김동주의 미련이 워낙 강해 두산으로선 내년 1월 11일 시작될 일본 미야자키 전지훈련 전까지 해결될 수 있을지 반신반의하고 있다.
두산 관계자는 “선수계약 승인 신청이 내년 1월 31일까지이니까 김동주가 그 이전에 결정을 내려주지 않겠느냐”며 겉으로는 느긋한 표정을 지으면서도 “김동주와 재계약이 늦어지는 바람에 용병 계약을 확정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다”고 우회적으로 답답한 속내를 드러내고 있다.
두산은 투수 맷 랜들과 5년 연속 계약했다. 하지만 남은 한명의 용병은 유동적이다. 김동주 잔류시에는 투수를 추가할 방침. 물론 김동주가 끝내 둥지를 뜬다면 타자로 급선회해야 한다. “솔직히 김동주와 함께 미야자키로 출발할 수 있을지도 확신이 서지 않는다”는 또 다른 구단 관계자의 하소연에서는 김동주로 인해 단단히 멍이 든 두산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을 정도다.
정재우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