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엽부활대포…“올림픽서도쏜다”

입력 2008-07-28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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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의 대포’ 이승엽(32·요미우리)이 드디어 터졌다. 베이징올림픽을 목전에 두고 도쿄돔 백스크린으로 비거리 145m짜리 초대형 아치를 작렬시켰다. 27일 도쿄돔에서 열린 야쿠르트-요미우리전. 이틀 전 102일만에 1군에 복귀하고도 앞선 8차례의 타석까지 홈런은 커녕 안타조차 신고하지 못한 채 갑갑증만 가중시켜온 이승엽이 3-0으로 앞선 6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했다. 상대 투수는 야쿠르트 우완 선발 가와시마 료. 볼카운트 1-2에서 4구째 시속 141km짜리 직구가 스트라이크존 아웃코스로 날아들자 ‘번쩍’ 하고 섬광이 터졌다. 순간 타자와 투수 모두 홈런임을 직감한 듯 가와시마는 곧바로 고개를 떨궜고, 이승엽은 포물선을 확인하며 위풍당당하게 1루로 발걸음을 옮겼다. 타구는 가운데 담장 너머로 총알처럼 날아갔다. 시즌 마수걸이 홈런. 1군 복귀 후 9타석째만이자, 지난해 10월 2일 역시 도쿄돔 야쿠르트전에서 마지막 손맛(30호)을 본 이후로 정확히 299일째만의 아치는 이렇게 아로새겨졌다. 25일 복귀전에서 4타수 무안타, 26일 2타수 무안타에 경기 도중 교체의 수모까지 감내해야 했던 이승엽의 얼굴에 모처럼 환한 웃음꽃이 피었다. 이날도 1회 2사 1·2루 득점권에서 초라하게 헛스윙 삼진, 3회 2사 후 2루 땅볼에 그친 터라 이승엽 본인은 물론 한일 양국의 팬들까지 몹시 초조할 수밖에 없는 타이밍에서 값진 홈런이 터져나왔다. 이승엽의 쐐기 홈런을 발판 삼아 요미우리는 7-0의 완승을 거두고 야쿠르트와의 주말 3연전 독식을 포함해 4연승을 달렸다. 아울러 센트럴리그 부동의 1위 한신에 이어 2번째로 시즌 50승(41패) 고지를 밟으며 2위 자리를 굳건히 했다. 이승엽은 7회 4번째 타석에서도 좌완 구원투수 사토 마사루를 상대로 중견수가 워닝트랙에서 가까스로 건져낼 정도로 큼지막한 타구를 날리며 거포 본색을 되찾았음을 입증했다. 이날 최종 성적은 4타수 1안타. 시즌 성적은 17게임에서 타율 0.129(62타수 8안타), 타점은 3개째. 또 비거리 145m짜리 홈런은 2006년 6월 3일 인터리그 세이부전에서 뽑아낸 146m짜리에 이어 도쿄돔에서 이승엽 본인의 2번째 최장거리 아치다. 경기 후 수훈선수 인터뷰에서 이승엽은 “2군에 오래 머물면서 여러 생각을 했지만 훈련도 많이 했다. 이제부터 찬스가 오면 절대로 놓치지 않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하라 다쓰노리 감독을 비롯한 요미우리 선수단도 “상승세의 팀 분위기에 더욱 활력이 돌 것”이라며 이승엽의 부활을 반겼다. 2군에서 와신상담한 이승엽이 요미우리의 후반기 대약진과 김경문호의 베이징올림픽 메달 사냥에 키잡이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 흥미롭게 됐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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