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영양만점120m투런포…3안타·3타점·1득점‘방망이쇼’
울분을 날려버린 시원한 홈런포였다.
홈런을 치고도 밝은 웃음 대신, 입술을 앙 다문 채 베이스를 도는 얼굴에 그간의 마음 고생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요미우리 이승엽(33)이 12일 오랜만에 호쾌한 방망이쇼를 펼쳤다. 7게임만에 홈런포를 쏘아 올리며 시즌 첫 3안타의 맹타를 휘둘렀다. 전날, 또 다시 선발 출장에서 제외되는 등 최근 들쑥날쑥한 기용에 대해 시위를 하듯 가공할 화력을 과시했다.
이승엽은 도쿄돔에서 열린 한신과의 홈 경기에 6번 겸 1루수로 선발 출장, 세 번째 타석에서 상대 두 번째 투수 우완 스콧 애치슨으로부터 우중간 펜스를 훌쩍 넘기는 2점 아치(시즌 2호)를 뿜었다. 3-4로 뒤진 6회말 1사 1루에서 나온 역전 2점 아치로 영양가 만점이었다.
시속 130km짜리 바깥쪽 슬라이더를 잡아당겼고,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큼지막한 타구였다.
2-0으로 앞선 1회 1사 1·3루 첫 타석에서 우전적시타로 타점을 올리고 8회 네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 생산에 성공하는 등 5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시즌 타율은 0.240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시즌 두 번째 경기였던 4일 히로시마전 이후 8일, 7경기만에 홈런포와 멀티히트를 작성했다. 요미우리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6-6으로 비겼고, 5연승 상승세가 주줌했다.
이승엽은 전날 한신전에서는 선발 엔트리에서 제외된 뒤 8회 1사 2루서 대타로 등장, 상대 투수에게 고의 4구를 얻었다. 7일 요코하마전 선발 출장 뒤 중도교체 수모를 당했던 이승엽은 8-9일, 이틀 연속 선발에서 제외되는 등 최근 5게임에서 2번 밖에 선발 라인업에 들지 못했다.
한편 야쿠르트 임창용은 5연속경기 무실점 행진을 이어가며 3세이브에 성공했다. 임창용은 11일 요코하마스타디움에서 열린 요코하마와의 원정경기에서 3-0으로 앞선 9회말 등판, 1삼진 포함 세 타자를 모두 범타로 처리했다.
최고구속 152km, 시즌 방어율 0. 임창용은 12일엔 팀이 3-5로 지며 등판 기회를 갖지 못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