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콥 디그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이제 옵트아웃 선언 후 자유계약(FA)시장에 나오게 될 제이콥 디그롬(34)은 지구 최고의 투수일까? 아니면 독이 든 사과일까?
뉴욕 메츠와 디그롬의 계약은 오는 2024시즌까지. 하지만 디그롬은 이번 시즌 후 옵트아웃 실행으로 다시 FA 자격을 얻을 수 있다.
디그롬은 오는 2023시즌에 35세가 된다. 이에 디그롬이 다시 한 번 FA 시장에 나와 초대형 계약을 노릴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
문제는 디그롬 자신에게 있다. 디그롬은 지난 2018년부터 지구 최고의 투수로 불리기 시작했다. 2018시즌에 217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1.70을 기록했다.
또 디그롬은 이듬해인 2019시즌에도 204이닝을 던지며, 평균자책점 2.43과 탈삼진 255개로 내셔널리그 사이영상 2연패를 달성한다.
당시 디그롬은 지구 최고의 투수로 꼽혔다. 최고 100마일을 넘는 패스트볼과 150km를 웃도는 슬라이더는 타자들에게 공포감을 심어주기 충분했다.
하지만 디그롬은 단축 시즌인 2020년을 보낸 뒤 지난해부터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고 있다. 두 시즌 동안 단 26경기에만 나섰다.
또 디그롬은 이번 시즌 중반에 복귀한 뒤 11경기에서 평균자책점 3.08을 기록했다. 64 1/3이닝 동안 홈런을 무려 8개나 맞았다.
이는 9이닝 당 피홈런 1.3개. 2018시즌의 0.4개에 비해 3배 이상 상승한 수치다. 디그롬의 ‘포심 패스트볼-슬라이더’ 투 피치가 더 이상 통하지 않고 있기 때문.
디그롬은 포심 패스트볼, 슬라이더, 커브, 서클 체인지업을 구사한다. 하지만 커브와 체인지업의 비율은 각각 5.1%와 8.1%다. 사실상 투 피치 투수.
이에 타자들이 예전과 같이 디그롬의 공에 속수무책으로 당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반면 2018시즌에는 커브 7.9%와 체인지업 16.1%를 기록했다.
게다가 이제 디그롬은 35세가 된다. 큰 부상 이력이 있는 35세 투수에게 장기계약을 안긴다? 이는 재앙으로 가는 지름길이 될 수도 있다.
디그롬은 결코 맥스 슈어저(38)와 같이 짧은 계약 기간에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디그롬에게 5년 이상의 계약을 주는 것은 매우 위험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디그롬은 지구 최고 투수 반열에 올랐던 선수다. 체인지업 제구를 다시 가다듬은 뒤 부상 없이 경기에 나설 경우, 최고의 모습을 보일 수 있다.
제이콥 디그롬.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동아닷컴 조성운 기자 madduxl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