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기성“우리용병은얌전해서탈”

입력 2008-11-1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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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들이 너무 얌전해서….” 용병이 한해 농사의 절반 이상을 결정짓는 남자프로농구. 5연패 수렁에 빠져있는 부산 KTF의 주장 신기성(33·사진)이 받는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다. KTF는 스티브 토마스(203cm)와 제임스 피터스(200cm)를 뽑았다. “기본적인 능력은 있는데, 애들이 과감하지를 못해요.” 희한(?)하게도 점잖은 두 용병에 대한 신기성의 중간평가다. 사실 그간의 용병들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성격이 더 문제였다. 각 팀들이 용병 지명시 경기력 이외에 인성(人性)을 중요한 기준으로 삼아온 것도 사실. “파울 안 불어준다고 백코트 안하고 ‘깽판’ 칠 염려는 없어요.” 웃었지만 웃는 게 아니다. 명색이 용병이라면 득점에 대한 욕심도 부릴 줄 알아야 하는데, 토마스와 피터스는 한번만 막혀도 자책하기 일쑤다. 원주TG(현 동부) 시절 함께 뛰었던 자밀 왓킨스는 팀플레이에 충실하다가도 라이벌이라고 여기는 센터를 만나면 악착같이 달라붙었다. “다독여도 봤는데 사람 성격이 쉽게 바뀌는 것은 아니잖아요?” 신기성은 시스템 상으로 두 용병을 살려줄 고민을 하고 있었다. “딱 한경기만 이기면 달라질 텐데….” 말끝마다 아쉬움이 묻어났다. 9일 KTF는 서울 삼성에게 석패했다. 하지만 토마스(20점)와 피터스(23점)는 제 몫을 다 했다. 6개의 블록 슛을 합작하며, 상대 용병과의 대결에서 밀리지 않은 것이 특히 고무적이었다. “너무 (용병들) 신경쓰다보면 제 플레이가 안 될 때도 있어요. 그래도 일단 용병들을 살려야죠.” 주장다운 무게감이 느껴졌다. KTF는 12일 대구 오리온스와의 원정경기에서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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