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장연장또연장…KCC끝내웃다

입력 2008-11-12 00: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올 시즌 처음이자 KBL 정규리그 역대 세 번째로 3차 연장까지 펼쳐진 손에 땀을 쥐게 하는 접전. ‘높이’와 ‘스피드’의 승부를 가른 건 높이도, 스피드도 아닌 ‘체력’이었다. KCC 허재 감독은 게임에 앞서 “아무리 (주)희정이라도 40분 줄곧 코트를 누빌 수 없다. 지치게 만들 것”이라고 했다. KT&G는 10개 구단 중 가장 빠른 농구를 구사하는 팀. 그 핵심에 있는 주희정을 그만큼 경계했다. 하승진(221cm), 서장훈(207cm), 등 ‘국산 전봇대’를 보유해 원주 동부와 함께 ‘높이의 농구’를 구사하는 허 감독은 체력이 뒷받침된 상대의 속공을 견제하면서 ‘높이 농구’를 일정 부분 포기했다. 직전 게임서 21점을 집어 넣었던 하승진의 출장 시간을 대폭 축소한 것이 좋은 예였다. 하승진의 체력도 문제거니와 하승진의 스피드로는 상대의 체력을 떨굴 수 없다고 판단해서다. 체력이 좋은 주희정의 매치업 상대로 나선 KCC 임재현(8득점)의 투혼은 놀라웠다. 2쿼터 초반 13점차까지 뒤졌던 KCC가 꾸준히 점수를 만회, 4쿼터를 75-75 동점으로 마칠 수 있었던 건 임재현의 힘이 컸다. 4쿼터까지 40분을 풀타임으로 뛰면서도 상대인 주희정(13득점·7어시스트)의 체력을 소진시켰다. 4쿼터 종료 9.3초를 남기고 극적인 3점 동점포를 터뜨린 것도 임재현이었다. 임재현은 2차 연장전 1분여가 지났을 때 5반칙으로 코트를 떠났지만 이미 주희정의 체력은 많이 떨어진 상태였다. 3차 연장전에 접어들자 빠른 농구를 하는 KT&G의 체력은 바닥이 났다. 허 감독은 우연치 않게 ‘아껴둔 카드’가 됐던 하승진(3득점)을 연장 3차전에 서장훈 대신 투입하며 톡톡히 재미를 봤다. 2쿼터 초반 자유투에서 링을 맞히지도 못했던 하승진은 경기 종료 31.7초를 남기고 자유투 2개 중 무려(?) 1개를 성공시켜 95-92, 소중한 추가점을 뽑았다. 전주 KCC가 11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안양 KT&G와의 홈 경기에서 3차 연장까지 가는 혈투 끝에 98-95, 짜릿한 3점차 승리를 거뒀다. 개막전 패배 후 5연승을 달리는 파죽지세로 5승1패를 마크, 원주 동부(4승1패)를 따돌리고 단독 선두로 치고 나갔다. KT&G는 3연승의 상승세를 이어가지 못했다. 한국 프로농구 사상 처음으로 개인 통산 1만 득점을 눈앞에 두고 있는 KCC 서장훈은 13득점을 추가, 대기록에 21점만을 남겨뒀다. 전주 |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