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대릴 먼로. 스포츠동아DB
동료 사기 끌어올리는 벤치 리더
투입 땐 스펠맨 부담 덜려고 투혼
김 감독 “가드 이상, 적절히 기용”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에서 선두(20승8패)를 질주 중인 안양 KGC의 1옵션 외국인선수는 오마리 스펠맨(26)이다. 팀 내 평균득점 1위(18.6점)에 리바운드 9.7개로 에이스 역할을 하고 있다. 평균 3.8점·3.5리바운드를 기록 중인 또 다른 외국인선수 대릴 먼로(37)와 차이가 크다. 30분33초(스펠맨)와 9분35초(먼로)의 출전시간 차이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투입 땐 스펠맨 부담 덜려고 투혼
김 감독 “가드 이상, 적절히 기용”
그러나 먼로가 보여주는 무형의 가치도 결코 작지 않다. 기록상 드러나지 않는 부분에서 팀에 적지 않은 보탬이 되고 있다는 평가다. 작전시간 도중 경기가 뜻대로 풀리지 않아 괴로워하는 동료들에게 “고개를 들라(Keep your head up)”고 외치고, 출전 기회가 많지 않은 식스맨들의 득점이 나오면 마치 제 일처럼 기뻐한다. 지난 시즌부터 2시즌째 KGC에서 뛰고 있지만, 팀의 사기를 끌어올리는 모습을 보면 수년간 KGC에 몸담았던 선수라고 느껴질 정도다.
벤치 리더 역할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언제 코트에 투입되든 체력을 100% 쏟아내며 분위기를 바꾼다. 지난 시즌 평균 6.8점·5.5리바운드의 성적을 거두고도 재계약에 성공한 비결이다. 올 시즌에도 28경기에 모두 출전했다. 출전시간은 길지 않지만, 어떻게든 스펠맨의 체력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애를 쓴다.
김상식 KGC 감독도 먼로의 헌신에 고마움을 감추지 않는다. “먼로가 코트에 들어갔을 때 패스 등 여러 가지를 나름대로 잘해준다”며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PO)에서도 그랬듯이 먼로가 있을 때 국내선수들이 조화를 이루는 측면도 분명히 있다. 나이는 있지만, 가드의 역할 이상으로 경기를 풀어주기도 해서 적절히 기용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최근에는 부진에 빠졌던 스펠맨의 멘토 역할까지 자처하며 부활을 돕기도 했다. 김 감독은 “둘(먼로와 스펠맨)이서 얘기를 많이 한다. 나도 메시지를 전달하지만, 외국인선수들끼리 또 통하는 게 있지 않겠나. 먼로에게 ‘스펠맨에게 많은 얘기를 해달라’고 했는데, 스펠맨도 먼로의 말을 잘 따르는 것 같더라”며 활짝 웃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