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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시즌 7위로 PO 진출에 실패했던 LG는 지난해 여름 사령탑을 교체했다. 남자농구대표팀을 지휘했던 조상현 감독(47)에게 팀의 재건을 맡겼다. ‘외국인선수를 잘 뽑았다’는 평가는 많았지만, 시즌 개막에 앞서 LG를 상위권으로 꼽은 전문가들은 많지 않았다. 국내선수진에 변화가 크지 않았기 때문이다. 샐러리캡에서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이재도와 이관희가 있어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못하는 등 전력보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그러나 LG는 조 감독의 지휘 아래 전혀 다른 팀이 됐다. 지난 시즌까지 주전으로 활약했던 일부 선수에 의존하지 않고 골고루 선수들을 기용하면서 전력 극대화를 꾀한 조 감독의 구상이 맞아떨어지면서 경쟁력을 갖춰나갔다. 최근 슈터로 간간이 활약해주는 정인덕(29)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시즌까지 통산 출전경기가 18경기에 불과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에는 26경기에 출전해 3점슛으로 팀에 보탬이 되고 있다.
LG는 또 지난달 초 트레이드로 서울 삼성에서 임동섭(33)을 영입했다. 조 감독은 수비에 약점이 있고, 슛에도 기복을 드러내던 그의 부활도 도왔다. 장점을 극대화하는 방식이었다. 일부 선수에 의존하지 않는 선수단 운영을 통해 가용인원을 극대화한 LG는 빡빡한 일정에도 체력부담을 최소화하며 치열한 2위 경쟁에서 결국 한 발 앞서나갔다. 2월 들어 치른 6경기에선 단 1패만을 기록 중이다.
강력한 뒷심을 발휘하고 있는 LG가 이제 좀더 높을 곳을 바라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KGC와 3.5경기차로 다소 벌어져 있지만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고, 맞대결도 2차례 남아있다. 이번 시즌 상대전적은 2승2패로 팽팽하다. 쉽진 않지만 서서히 격차를 줄여나간다면 정규리그 막판 1위 자리 탈환을 노려볼 수도 있다. LG가 더 높이 비상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