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C 변준형. 스포츠동아DB
변준형은 11일 스포츠동아와 전화 인터뷰에서 “어버이날도 있었고 해서 부모님과 함께 여행을 다녀왔다. 군 입대를 앞둬 시간이 많이 없다. 뭐든 빨리 빨리 해야 한다”며 웃었다. 그는 “마지막에 좀 버벅거렸지만 좋은 결과로 마무리했다. EASL, 정규리그, 챔피언결정전까지 모두 정상을 밟았다. 역사적인 순간 팀과 함께 있었다는 게 영광이다. 나 스스로에겐 70점 이상을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이뤄낸 결과물에 비해 자신에 대한 평가는 냉혹했다. 변준형은 “개인적인 목표가 크다. 내 농구에 만족하지 못해 점수를 많이 못 준다. 더 잘할 수 있었다. 뚜렷한 지향점은 없으나 ‘농구를 더 잘하면 좋을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늘 한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번 챔피언결정전을 치르면서 변준형은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 족저근막염 여파로 몸이 완벽하지 않은 상황에서 고군분투했지만 주전 가드가 상대팀 지역방어를 깨트리지 못한다는 평가를 받아 스트레스를 심했다. 하지만 그는 보란 듯 챔피언결정전 6, 7차전에서 맹활약하며 KGC가 챔피언트로피를 가져오는데 공헌했다.
그는 “부담스러운 경기라 힘들었지만 원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은 아닌데 이번엔 너무 일찍 잠에서 깼고, 밥 먹기도 힘들 정도로 고생했다. 그래도 형들이 좋은 얘기를 많이 해줘 이겨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KGC 변준형. 스포츠동아DB
챔피언결정전 5차전에서 패해 2승3패로 벼랑 끝에 몰린 상황에서도 ‘잘해줘서 고맙다’는 양희종의 말에 감동을 받았다는 그는 “5차전쯤부터 갑자기 막 먹기 시작했다. 밥, 면 등 탄수화물을 엄청 먹었다. 이유는 모르겠는데 먹을 게 당겼다. 먹으니까 힘이 났다. 6, 7차전 경기 막판에 지치지 않았던 것도 많이 먹은 덕분인 것 같다. 영양 섭취의 중요성을 깨닫게 된 시리즈가 됐다”고 뒷이야기도 공개했다.
그는 앞으로 국군체육부대의 일원으로 군 복무를 하면서 농구를 이어간다. 그러나 당분간은 2부리그 격인 D리그에서 뛴다. 경기력이 한창 발전하고 있는 시점이라 아쉬움도 있지만 그는 재정립의 시간으로 삼는다는 생각이다.
변준형은 “프로농구선수라면 누구나 마찬가지지만 잔부상이 있다. 족저근막염으로 4강 플레이오프를 준비하는 단계에선 훈련을 못하고 쉬어야 하는 날도 있었다. 군대에서도 농구할 수 있다. 잔부상을 잘 치료해 건강해지면 좋겠다. 군 복무 이후에 내가 꿈꾸는 더 좋은 농구를 할 수 있도록 군 생활도 잘하고 돌아오겠다”고 다짐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