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터스귀하신몸’이진명…숙소,라운딩,캐디최고대우

입력 2009-04-07 23:3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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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연소 US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자인 뉴질랜드의 한국동포 대니 리(20·이진명)가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마스터스에서도 특급 대우를 받아 화제다. 9일부터 마스터스 토너먼트를 개최하는 오거스타내셔널 골프클럽은 매년 5명의 아마추어 골퍼를 초청한다. US아마추어 챔피언십을 비롯해, 영국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자 등이다. 이들에게는 톱 프로도 받지 못하는 특별대우가 제공된다. ○안락한 잠자리 이들 5명은 클럽하우스 2층에 특별히 마련된 5개의 게스트 룸에서 묶는다. 둥우리(Crowsnest)로 불리는 이 방은 챔피언이 아니면 묵을 수 없는 곳이다. 방은 크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편안하게 쉴 수 있다. 그 중에서도 이진명은 초특급 대우를 받는다. 방의 크기가 모두 다른데, 이진명이 쓰는 방이 가장 크다. ‘A’ 룸이다. US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자 출신의 타이거 우즈도 1995년 마스터스에 초청받았을 때 이 방을 썼다. 이진명은 마스터스가 끝날 때까지 이 곳에 머문다. ○연습 라운드 US아마추어 챔피언십에게는 언제든 연습라운드가 허락된다. 다른 출전자들은 공식 연습일이 아니면 따로 연습하기 쉽지 않다. 하지만 오거스타에서는 US아마추어 챔피언에게만은 특별한 대우를 해주고 있다. 지난 1일 일찌감치 오거스타에 도착한 이진명은 바로 다음날부터 매일 연습라운드를 돌며 코스 점검에 나섰다. 6일(현지시각)부터는 거물급 동반자들과 함께 연습라운드를 했다. 그렉 노먼의 특별 초청을 받은 이진명은 일본의 신예 이시카와 료와 함께 연습라운드를 했다. 8일에도 개리 플레이어, 이시카와 료와 함께 최종 코스 점검에 나선다. 비공식 한일전이기도 하다. 이진명과 마찬가지로 처음 마스터스 무대에 서는 이시카와에 대한 일본 언론의 관심은 폭발적이다. 연습라운드에만 50명이 넘는 취재진이 몰려 뜨거운 경쟁을 펼치고 있다. ○캐디 이진명에게는 오거스타 최고의 베테랑 캐디가 파트너로 정해졌다. 아마추어 자격으로 출전하는 이진명은 하우스캐디(골프장에서 근무하는 캐디)만 이용할 수 있다. 이진명의 실력을 높게 평가한 이곳 회원의 특별 추천으로 7년 경력의 매트 퍼지(Matt Fuzy)와 호흡을 맞추게 됐다. 매트는 오거스타 클럽챔피언을 여러 차례 탄생시킨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다. 오거스타 코스의 구석구석을 훤히 꿰고 있을 정도다. ○우즈의 인사는 ‘또다른 힘’ 이진명의 특급대우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가 이진명에게 힘을 불어 넣었다. 5일(현지시각) 연습라운드에 나선 우즈가 이진명을 알아보고 “축하한다. 좋은 경기를 봤다”며 먼저 인사를 건넸다. 2005년도 US오픈 챔피언 마이클 캠벨은 이진명에게 파3 콘테스트에 함께 출전하자고 제안하기도 했다. 캠벨과 이진명은 모두 뉴질랜드 국적을 갖고 있다. 연습라운드를 돌며 코스 파악에 나선 이진명은 자신감에 차있다. 첫 번째 목표는 컷 통과다. 코스가 길고 유리알 같은 그린이 까다롭지만 자신감이 넘친다. 이진명의 대리인 램버트 심 씨는 6일 스포츠동아와의 전화통화에서 “매일 연습라운드를 돌며 코스를 꼼꼼하게 점검하고 있다. 최우선 과제는 그린 적응이다. 워낙 빠르고 미끄러운 그린 탓에 퍼트를 힘들어한다. 볼을 그린에 올렸다고 해서 안심하지도 못한다. 볼이 미끄러져 워터해저드로 빠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퍼트한 볼은 구르는 것이 아니라 마치 미끄러지듯 흘러간다”고 표현했다. 이진명이 뽑은 최대의 승부홀은 역시 아멘코스다. 11번홀부터 시작되는 오거스타의 아멘코스(11, 12, 13번홀)는 골퍼들에게는 늪과 같은 존재다. 숲을 끼고 도는 11번, 12번, 13번홀을 지날 때면 골퍼들 입에서 절로 ‘아멘’소리가 나온다고 해서 붙여진 명칭이다. 11번홀은 파4 홀인데 505야드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300야드는 넘어야 2온을 기대할 수 있다. 2008년 대회에서의 평균 타수는 4.35타로 가장 까다로운 홀이었다. 아멘코스 공략을 위해 필 미켈슨은 두 개의 드라이버를 들고 출전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페이드(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휘어지는 샷)만을 구사할 수 있는 전용 드라이버를 하나 더 들고 출전했다. 긴 코스 공략을 위해선 장타도 필수다. 7435야드에 달하는 긴 코스에 페어웨이까지 푹신해 런(볼이 떨어진 후 굴러가는 현상)이 없다. 게다가 계속해서 비가 내리고 있는 상태여서 티 샷한 볼이 페어웨이에 떨어지면 거의 제자리에 멈춘다. 램버트 심 씨는 “진명이도 장타자 측에 속하지만 오거스타에서는 장담하기 힘들다. 워낙 코스가 길고 까다롭기 때문에 장타와 함께 정교함이 뒷받침되어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생애 처음으로 오거스타를 밟은 이진명은 마스터스가 끝나면 프로로 전향할 예정이다. 따라서 이번 대회에서의 활약 여부에 따라 그의 몸값도 하늘과 땅만큼 달라질 전망이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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