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전지훈련탐방]젊은팀으로탈바꿈한전남,‘올해목표는6강PO’

입력 2009-01-21 17:06: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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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로야, 땅만 쳐다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야지.”, “공이 정점에 올랐을 때 헤딩을 하란 말이야.” ‘전지훈련의 메카’로 떠오른 전라남도 광양시의 한 연습구장. 프로축구 전남 드래곤즈의 박항서(50) 감독의 맛깔스런 경상도 사투리가 섞인 주문이 그라운드에 울려 퍼졌다. 전남은 2009년 시즌을 대비해 지난 5일부터 일찌감치 본격적인 담금질에 돌입했다. 여름에는 선선하고 겨울에는 따뜻한 ‘서해안 해양성 기후’ 덕에 다른 훈련지로 떠나지 않고, 친정인 광양에서 굵은 땀방울을 흘리고 있는 것. 지난 시즌 컵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치며 아쉬움을 남겼던 전남의 올해 목표는 6강 플레이오프 진출. ‘축구명가’의 자존심을 회복하자는 목표아래 훈련에 매진하고 있는 전남의 동계훈련장을 찾았다. # 때로는 호랑이…때로는 아버지 같은 박항서 감독만의 특별한 지도법 따스한 겨울 햇살이 내리쬐는 오후 3시 30분. 전남 선수들은 클럽하우스에서 2분 정도 떨어진 연습구장으로 이동해 하석주 코치의 구령에 맞춰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었다. 곧이어 전남의 프랜차이즈스타였던 노상래 코치의 호각소리에 본격적인 체력 훈련이 시작됐다. 2인 1개조로 나뉘어 윗몸을 일으켜 헤딩으로 공을 주고 받았고, 큰 원과 작은 원을 그린 뒤 기본기를 다졌다. 선수들의 훈련 모습을 유심히 지켜보던 박 감독은 움직임이 둔한 선수들에게 “다음 동작을 머리 속으로 그리면서 플레이 하라”고 불호령을 내렸고, 마음에 차지 않은 듯 호통을 치면서 집중력을 강조했다. 박 감독과 평균 20년 이상 나이차가 나는 어린 선수들에게 그야말로 호랑이 감독이 따로 없었다. 하지만 박 감독에게는 선수들을 감싸는 따뜻함도 있었다. 단계적인 훈련이 끝나면 지적을 받았던 선수들을 불러 어깨를 다독이며 마음 넓은 아버지로 변신했다. # 전남 유니폼으로 갈아입은 이적생들, 팀 적응 완료 떠나는 선수가 있으면 그 자리를 채우는 선수들이 있는 법. 전남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성남 일화, 전북 현대와 함께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며 포지션별로 알짜배기 선수들을 대거 영입했다. 공격진에 안효연과 정윤성을, 미드필드 자원에 김승현을, 마지막으로 김영철과 이정열로 수비를 강화시켰다. 그러나 6일 둥지를 옮긴 안효연을 제외하곤 나머지 선수들이 팀에 합류한지 채 이틀이 되지 않는다. 기존 선수들과 서먹서먹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조직력마저 흔들릴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이러한 걱정은 기우였다. 4시부터 이어진 공 빼앗기 훈련에서 이적생들은 다른 선수들과 한데 어울려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연출했다. 서로 이리저리 공을 빼앗고 빼앗기면서 훈련장에 웃음꽃을 피웠다. 멀찌감치 뒤에서 바라보던 박 감독도 선수단이 하나된 모습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 치열한 주전 경쟁…‘젊은 피+노련미=시너지 효과’ 전남은 올 시즌 완벽한 세대교체를 이뤘다. 이미 이규로, 윤석영, 김진현, 최경복, 김응진 등 전남 유소년팀에서 성장한 선수들이 9명이나 성인팀에 입성했고 백승민, 정인환, 강기중 등도 대열에 가세해 젊은 팀으로 탈바꿈했다. 그러나 축구에 대한 열정이 넘쳐나는 젋은 피들에게 부족한 것은 노장들의 풍부한 경험이다. 돈으로 살 수 없는 노련함과 젊은 선수들의 폭발적인 활동력이 조화를 이룬다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박 감독은 판단하고 있다. 전력의 극대화를 위해 치열한 포지션 경쟁이 필요한 이유다. 이 가운데서도 가장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포지션은 골키퍼 부문. 지난 시즌 풀타임을 뛴 염동균이 올 시즌에도 든든하게 골문을 지킬 것으로 보이지만, 박상철과 류원우의 도전이 만만치 않다. 이날 3명의 골키퍼는 운동장 한 쪽에 자리를 잡고 김봉수 GK코치와 함께 가장 혹독한 훈련을 받았다. 멀리서도 거친 숨소리가 들릴 만큼 고된 훈련이었지만, 냉정한 프로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 구르고 또 막아내야만 했다. 전남(광양)=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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