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WC예선>한국행운의승리,북한밀집수비공략은실패

입력 2009-04-01 22: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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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운의 승리를 얻었지만 밀집수비 공략은 이번에도 실패했다. 허정무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국가대표팀은 1일 오후 8시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북한과의 2010 남아공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B조 5차전에서 후반 43분 터진 김치우(26. 서울)의 프리킥이 혼전상황에서 그대로 골망 안으로 빨려들어가는 행운으로 1-0 승리를 얻었다. 이번 승리로 한국은 지난 2008년 중국 충칭에서 열린 동아시아선수권대회(1-1) 이후 월드컵 3차예선 2경기(0-0. 0-0), 최종예선 1차전(1-1) 등 4차례 무승부 끝에 승리를 얻어내며 ´북한전 무승부 징크스´를 깨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안방에서 펼쳐진 이번 대결을 앞두고 밀집수비 공략에 초점을 맞췄던 한국은 후반 막판까지 차분하게 수비에 주력한 북한의 전술에 말려들어 빠른 경기 운영을 가져가는데 실패했다. 한국은 전반전 내내 일방적인 공세를 펼쳤으나, 후반전 들어 북한에 공간을 허용하며 결정적인 찬스를 내주는 등, 수비조직력에서 약점을 드러내기도 했다. 승점 3점 추가로 3승2무 승점 11점을 기록, 북한(3승1무2패 승점 10)을 따돌리고 최종예선 B조 단독선두를 고수한 한국은 월드컵 본선 직행 가능성을 높였다. 하지만 오는 6월 월드컵 본선행을 결정지을 아랍에미리트(UAE), 이란, 사우디아라비아전을 앞둔 한국은 북한전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철저히 보완해야 할 과제를 안게 됐다. 허 감독이 이라크와의 평가전에 이어 북한전에서 다시 출격시킨 박주영(24. 모나코) 이근호(24) 투톱조합은 결과적으로 실패였다. 지난 2008베이징올림픽대표팀에서 손발을 맞춘 박주영과 이근호는 다양한 움직임과 패스플레이로 북한의 밀집수비를 허물 자원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북한전에서 박주영이 활발한 움직임과 정확한 패스로 활로를 만들어간 반면, 올초 유럽이적을 모색했지만 실마리를 찾지 못한 이근호는 경기감각이 떨어진 모습을 고스란히 드러내며 찬스를 무산시켰다. 특히 이근호는 후반 중반 2차례의 결정적 찬스를 맞았으나, 모두 골키퍼 정면으로 향하는 슛을 선보여 실망감을 안겼다. 활발한 오버래핑으로 북한의 밀집수비를 측면에서 흔들 것으로 기대됐던 이영표(32. 도르트문트), 오범석(25. 사마라) 풀백 조합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이들은 그동안 소속팀과 대표팀에서 공격적인 움직임으로 2선 공격에 힘을 실어줬지만, 정대세(25. 가와사키 프론탈레), 홍영조(27. FK로스토프) 및 북한의 순간역습을 경계한 나머지 정적인 움직임을 펼쳐보일 뿐이었다. 중앙수비수 강민수(23. 제주)는 후반 중반 번번이 상대 공격수를 놓치며 실점상황을 허용했고, 황재원(28. 포항)은 전반전에 정대세의 맨마킹에 주력했으나 후반 초반 부상으로 실려나가 제 역할을 다하지 못했다. 박지성(28.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조원희(26. 위건), 기성용(20), 이청용(21. 이상 서울)으로 이어지는 미드필더 라인은 공수의 부진 속에 묵묵히 제 역할을 다해냈으나, 북한수비를 허무는데는 역부족이었다. 결과적으로 한국의 장점인 스피드를 살리지 못한 것이 무승부의 원인이라는 지적이다. 이날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박성화 전 베이징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상대가 밀집수비에 나선 상황에서 전술적 움직임으로 이를 깨기는 굉장히 힘들다"며 "상대 수비진이 압박에 나서지 않고 느리게 경기를 운영하더라도 이들을 속이는 간접패스 또는 논스톱 패스 등 빠른 공 격전개를 펼쳤어야 했다"고 분석했다. 박 전 감독은 "공격진과 미드필드진에서 복잡한 패스연결로 흐름을 이어가지 못하는 모습도 드러났다"며 "움직임을 빨리 가져가 상대 수비수들이 공격수들을 따라다니는 상황을 만들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지 못한 것이 아쉽다"고 말했다. 최근 사우디와 UAE를 연파하며 상한가를 치고 있는 북한은 비록 패했지만 더욱 짜임새 있는 전술을 선보이며 1966잉글랜드월드컵 이후 44년 만의 세계무대 진출 가능성이 점점 현실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북한은 그동안 4차례 맞대결에서 선보였던 수비전술에 주력하며 한국의 공격루트를 차단했다. 하지만 5명의 수비수가 일렬로 나란히 서고, 3명의 미드필더가 자기 진영 중앙 이후 넘어오는 공격을 차단하는 조직력을 발휘, 이전보다 더욱 강화된 철통수비를 선보였다. 정대세가 한국 수비진의 집중견제 속에 큰 활약을 펼치지는 못했지만, 홍영조, 문인국(31), 박남철(24. 이상 4.25)이 전개하는 역습은 더욱 빨라졌다. 안방에서 행운의 승리를 얻었지만 답답한 경기 내용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국이 과연 오는 6월까지 주어진 두 달 간의 휴식기 동안 과연 어떤 변화를 모색할 지 지켜볼 일이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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