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동 리더십은 서울에서도 이어진다…키워드는 자극과 분석

입력 2024-04-04 16:02: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FC서울 김기동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FC서울 김기동 감독(53)은 K리그를 대표하는 전술가다. 2019시즌 초반 갑작스럽게 포항 스틸러스 지휘봉을 잡았지만 5시즌 동안 리그 2위(2023시즌), 3위(2020시즌·2022시즌), 4위(2019시즌)에 고루 올랐고, 2021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준우승과 2023시즌 FA컵(현 코리아컵) 우승을 일구며 명장의 반열에 올랐다.

그런 김 감독에게 서울행은 큰 도전이었다. 그러나 서울이 2019시즌(3위) 이후 4시즌 연속 파이널라운드 그룹B(7~12위)에 그치며 체면을 구긴 상황이라 “서울의 명가 재건에 도전한다”는 동기부여가 컸다.

다만 올 시즌 초반 시행착오는 불가피했다. 개막 후 4라운드까지 광주FC(0-2 패)~인천 유나이티드(0-0 무)~제주 유나이티드(2-0 승)~강원FC(1-1 무)를 상대로 지리멸렬한 경기력을 보이며 우려를 낳았다. 선수단의 수준은 높지만, 매 시즌 어려움을 겪었던 과거를 되풀이하는 듯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인식 변화를 요구했다. 그는 “다들 그동안 너무 편하게 공을 찬 것 같다. 내가 추구하는 축구를 따라오려면 수비와 공·수 전환 반응이 더욱 빨라야 하고, 인식과 습관을 바꿔야 한다”고 쓴 소리를 했다.

그러나 선수 탓만 하진 않았다. 3월 A매치 휴식기 이후 “시즌 초반 상대에 맞춰 전술변화를 시도했지만 선수들이 단기간에 큰 변화를 겪다보니 혼란스러워 한 것 같다. 그 점은 선수들에게 직접 사과했다”고 털어놓았다.

결국 포항에서나 서울에서나 선수들을 향한 ‘자극’과 ‘분석’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끊임없이 동기를 부여하면서도 자신의 축구를 이해할 수 있도록 기다렸다. 김 감독은 “(임)상협이나 일류첸코 등이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은 것 같아 명단에서 뺄 때도 있었다. 그러나 자극을 준 덕분에 선수들 모두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밝혔다.

다행히 선수들의 경기력이 상승하고 있다. 3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김천 상무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5라운드 홈경기에선 5-1 대승을 거두고 반전의 발판을 확보했다. 순위도 4위(2승2무1패·승점 8)로 올라 김 감독의 포항 시절 신화가 서울에서도 이어지리란 기대감이 일고 있다. 김 감독은 “우리 팀은 기본적인 틀만 갖춰지면 경기력에 기복이 사라질 것이다. 그 과정에서 다시 어려움이 생길 수 있겠지만, ‘내 축구를 왜 이해하지 못하지?’라는 생각은 하지 않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