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일대낮1시10분에챔피언결정전이?’

입력 2009-04-06 06: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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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월간 달려온 프로배구 V-리그도 챔피언결정전만을 남겨뒀다.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남녀 4개팀은 챔피언 등극이라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마지막 힘을 쏟아 붓고 있다. 배구팬들의 관심 역시 뜨겁다. 실제로 남자부 1차전 현대캐피탈과 삼성화재의 경기가 열린 5일 천안 유관순체육관에서는 7521명의 관중이 들어찼다. 좌석은 물론 통로까지 팬들로 북적거렸다. 안전을 위해 현대캐피탈 측이 관중들을 돌려 보내지 않았다면 수치는 더욱 늘어났을 것이다. 팬들은 남녀 모두 라이벌 팀들의 대진이 확정됐고 쉽사리 승부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연일 즐거운 비명을 지르고 있다. 그러나, 웬만한 열성팬이 아니라면 2경기는 직접 경기장을 찾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창 개인 업무에 매진해야 할 평일 낮 경기가 열리기 때문이다. 한국배구연맹(KOVO)은 최근 여자부 챔피언결정 2차전과 남자부 챔피언결정 3차전의 시간을 변경했다. 공중파 방송 중계가 그 이유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평일 낮 경기는 피할 수 없었다. 우승 향방을 점칠 수 있는 GS칼텍스와 흥국생명 핑크스파이더스의 2차전은 6일 낮 1시10분에 열린다. 월요일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얼마나 많은 일반 배구팬들이 경기장을 찾을 지 의문이다. 물론, TV 시청도 하나의 방법이 될 수는 있지만 경기장을 찾고 싶어도 그럴 수 없는 팬들에게는 대체 수단일 뿐이다. 남자부의 경우는 더욱 심각하다. 챔피언이 결정될 수도 있는 3차전이 금요일(10일) 낮 1시10분 열린다. 1차전에서 승리한 삼성화재가 2,3차전까지 내리 잡는다면 양 팀의 회사 직원들과 배구 관계자, 몇몇 열성팬들 앞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려야 하는 상황이 연출될 가능성이 높다. KOVO의 한 관계자는 "공중파 방송 중계가 잡혀 어쩔 수 없이 시간을 조정했다"고 말했다. 물론 공중파 중계에서 오는 홍보 효과는 결코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모처럼 달아오른 배구 열기를 생각하면 아쉬움을 떨처내기란 쉽지 않다. 챔프전에 진출한 한 구단 관계자는 "팬들이 평일 낮에 얼마나 오겠느냐. 배구 팬들의 축제가 되어야 하는데 안타깝다"며 어이없는 표정을 지어 보였다. KOVO는 올 시즌 다양하고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전년 대비 평균 관중 20% 증가라는 성과를 일궈냈다. V-리그 주관 방송사인 KBS는 여러 차례 빅매치를 중계하며 이에 크게 일조했다. 하지만, 리그 막판 다소 석연찮은 행보는 배구팬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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