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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타그마(Syntagma) 광장, 플라카(Plaka) 지구
‘헌법광장’이라는 뜻의 신타그마 광장은 1843년 최초의 헌법이 공포된 장소로 아테네 여행 중에 가장 많이 지나치게 되는 시작점이라고 볼 수 있다. 계단 뒤쪽으로 그리스 국회의사당이 있고 미트로폴레오스 거리를 따라 고급 호텔, 레스토랑들과 쇼핑거리로 이어져 아테네의 신시가지로 인식된다. 길을 따라 이번에는 아테네의 구시가지로 불리는 모나스트라키 광장까지 바로 이어지고 이곳에서 아크로폴리스와 아고라 그리고 제우스 신전과 아테네 국립공원까지 큰 동선을 따라 모두 멀지 않은 거리에 있기에 결국 이 주변이 아테네 여행의 중심지라고 볼 수 있다. 먼저 아테네의 남대문 시장이라고 불리는 플라카 지구 쪽으로 갔다. 사람들이 사는 모습은 그리스라고 해서 크게 다르지 않다. 흥정을 하고 또 때로는 무심하게 돌아서며 한바탕 웃고 또 처음처럼 다시 시작한다. 시장에서 배우는 것은 거대한 그리고 눈물겹게 중요한 일상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깨우치는 데 있는 것 같다. 따베르나(Taverna-그리스의 일반 식당)에서 간단하게 식사를 했다. 기로스를 파는 따베르나에는 적당히 차려입은 신사 두 명이 단순하게 술과 물만 시켜 그다지 느리지 않은 속도로 술을 털어 넣었다. 이름은 우조, 그리스의 국민술이라는 그 독한 우조를 나는 오늘 밤 분명히 마실 것 같다. 매 시간마다 펼쳐진다는 근위병 교대식을 보러갔다. 교대식은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아크로폴리스
아크로폴리스를 보는 날이다. 아크로폴리스라면 아니, 파르테논 신전이라면 알현이라는 표현이 맞겠다. 어쩌면 나는 이것을 보려고 그리스에 왔는지도 모른다. 지하철로 아크로폴리역까지 간 후 통합입장권을 사고 언덕에 올랐다. 17유로인 통합입장권으로 4일간 아크로폴리스와 제우스 신전 그리고 대도서관 등 일곱 곳을 볼 수 있다. 단, 아크로폴리스 입장은 1회로 제한한다. 입구부터 대리석 반출을 막기 위해 가방은 물론이고 주머니가 달린 옷도 입고 들어갈 수 없다고 그랬는데 특별히 경비가 삼엄하다고는 볼 수 없었다. 절벽 위 330m의 길이와 170m 너비로 성역을 이룬 아크로폴리스는 ‘높은 언덕 위에 세워진 성소’라는 뜻을 지니고 있는 고유명사이자 인류 최대의 유산 중에 하나이다.
순간 그리고 찰나, 제우스에게는 그런 단어들이 어울리는 아름다움이 있었다. 잠시 정신을 가다듬고 파르테논에 집중할 시간. 2천 5백 여 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이 파르테논은 아테나의 신전으로, 기독교 교회당으로 또 무슬림들의 모스크로 많은 부침을 겪어왔다. 거대한 지붕도 폭격으로 날아가 정확한 복원도 연구 중이라고 한다. 현세 역시 많은 평범한 인간들의 방문지로 전락(?)해 버린 탓에 신전 안 쪽 까지 자세하게 들어가 볼 수는 없었지만 오히려 이렇게라도 사람들로부터 보호하는 것이 맞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절벽 끝에서 한 노인을 만났다. 노인은 사슴인형을 가지고 연신 다른 각도에서 사진을 찍을 정도로 정성을 들이고 있었다. 독일에서 왔다는 그 노인은 손자에게 세계의 곳곳을 보여주고 싶어 항상 징표를 사진으로 남긴다고 했다. 손자가 볼 파르테논 그리고 또 아테네의 전경, 나중에 손자가 다 크면 아마 이런 장면들보다 할아버지를 더 추억하겠지. 나는 오늘 극도로 아름다운 장면 두 가지를 본 셈이다.
<동아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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