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미화의 여러분’, “김연아, 교생실습은 쇼한 것” 발언 논란

입력 2012-05-24 15:3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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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왼쪽)와 김연아. 스포츠동아DB

김미화(왼쪽)와 김연아. 스포츠동아DB

[동아닷컴]


황상민 교수 “특정 스포츠 스타 영웅화는 후진국적인 행태”
“고려대는 수업을 안 들어도 졸업시켜주는 학교인가” 비난


“(김)연아가 언제 대학을 다녔나요?”

CBS FM ‘김미화의 여러분(이하 여러분)’의 출연자가 ‘김연아에 대한 특혜가 부당하다’라는 주장을 제기해 논란이 일고 있다.

22일 ‘여러분’에 출연한 연세대학교 심리학과 황상민 교수는 방송 도입부부터 “(김)연아가 언제 대학 다녔나요? 고등학교 졸업하면서 교생 실습을 가나?”라는 멘트를 던졌다.

MC 김미화 씨가 “체육학과인줄 알았더니 체육교육학과더라. 바쁜데도 교생실습을 가니 성실한 학생”이라고 답하자 황 교수는 “단어를 잘못 선택하신 것 같다”라며 김연아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성실이라 함은 정해진 것을 꾸준히 잘 실행하는 것이 성실이에요. 김연아 선수가 바쁜 것은 사실이죠. CF도 많이 찍어야 되고, 원하는 곳이 많아요. 교생실습을 성실하게 간 것은 아니고, 교생실습을 간다고 한번 쇼를 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한 얘기입니다.”



황 교수는 이어 “김연아가 교생실습을 간다면 대학에서 4년 동안 충실히 수업을 듣고 학점을 이수했다는 이야기냐”라고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김미화 씨가 “수업에 제대로 안 들어오는데 어떻게 학점을 주느냐, 라고 담당 교수님이 항의했다는 기사를 봤다”라는 말에 황 교수는 “김연아는 개인적인 일이나 국가적인 일로 외국에서 주로 훈련받고 외국을 돌아다니는데, 고려대는 수업을 안 들어도 수업 들은 걸로 해주고, 졸업시켜주는 학교냐”라고 반문했다.

김미화 씨의 “레포트나 사이버 수업으로 배려를 한다”라는 답변에 황 교수는 “그건 다 사이비다. 체육교육학과에 사이버 수업이 그렇게 많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 대학에서 어떻게 그렇게 뻔뻔한 거짓말을 자연스럽게 하느냐. 연세대라면 그런 말은 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황 교수는 또 “교생실습은 구경하는 게 아니다. 4년 동안 수업을 다 들었다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미화 씨가 “스포츠 스타에게도 똑같은 규정을 요구해야 되느냐”라고 묻자 황 교수는 “우리는 병역 면제도 시켜주고 돈도 많이 주고, 스포츠스타에게 많은 혜택을 준다”라며 “그 사람들이 의미가 있고 중요하다면 내가 하는 것은 의미없고 중요하지 않은 일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과도하게 특정 스포츠 스타를 영웅시하는 건 후진국적인 행태예요. 김연아 선수가 교사가 된다면 망가진 공교육 현장이 살아날 수 있는 좋은 일이죠. 하지만 교사를 하지도 않을 거면서 굳이 교생실습을 가서 교사 자격증을 수집하려고 하는 심리는 뭔가? 하루 얼굴만 내밀면 교생실습도 마치고 교사 자격증도 받을 거면, 그냥 등록금 한꺼번에 다 받고 졸업장 인쇄해서 나눠주면 됩니다. 김연아 선수 부모나 다른 사람들이 잘못 가르치고 있는 거예요.”

계속해서 황 교수는 “대학이 교육기관이기를 포기하고 직업 전문학교가 돼서 교육 장사를 하고 있다. 스타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유명인사 끌어와서 학교 선전에 써먹는게 무슨 대학이냐”라며 “외국은 스타들이 대학에 돈을 많이 기부하는데, 김연아 선수는 기부는커녕 틀림없이 장학금 받아서 학교에 돈도 안 낼 것”이라고 덧붙였다.

황 교수는 “한국에서 대학은 나를 무시하지 말라는 방패와 같다. 이 같은 방패 심리가 ‘내가 이 사회에서 성공하고 출세하기 위한 무기’로서의 대학 서열을 만든다”라며 “유명 인사들을 받되 일반 학생 등록금의 열 배, 스무 배를 받고 졸업장을 막 주면 된다. 유명 인사를 받을 거면 교육 장사라는 대학 본연의 정체성을 밝혀야 한다. 아닌 척 사기치고 있는 것은 학생들이 다니는 척하면서 사기치는 법을 배울 위험성이 크다”라고 말했다.

누리꾼들의 반응은 폭발적이다. 이미 ‘김미화의 여러분’ 게시판은 이날 방송에 항의하는 글로 뒤덮였다. 누리꾼들은 "김연아가 동네북이냐", "이런 왜곡 날조방송이라니 기가 차다", “마녀 사냥 정도껏 하라”, “김미화 씨에게 실망이 크다” 등으로 CBS 측에 정정 및 사과 방송을 요구하고 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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