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팀 절친’ 한국영-이명주, 수비형MF 얄궂은 경쟁

입력 2014-01-2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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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상 꿈꾸는 90년생 말띠 스타 인맥도

한국영·김승규, 런던올림픽 탈락 동병상련
‘영플레이어상’ 이명주·고무열 수다쟁이 절친
정동호·윤빛가람·전현철 노래방서 우정 키워


청마(靑馬)는 예로부터 진취적이고 활발하면서도 큰 행운을 상징했다. 60년을 돌고 돌아 다시 ‘청마의 해’가 왔다. 1990년생 말띠 스타들은 잰걸음을 하기 시작했다. 시선은 각각 다른 곳을 향하고 있다. 다가오는 브라질월드컵에서 화려한 비상을 준비하는 선수들이 있는 반면 K리그와 프로무대에서 제 세상을 만들기 위해 굵은 땀방울을 흘리는 이들도 있다. 90년생들의 인맥 관계도를 꾸며봤다.


● 김승규, 한국영 ‘아픈’ 올림픽을 넘어 브라질로!

두 동갑내기 친구는 아픔을 넘어 거침없는 항해를 펼쳐나간다. 2007 17세 이하(U-17) 월드컵. 둘은 조별리그에서 나란히 대표팀의 주역으로 활약했다. 둘의 만남은 이때부터 시작됐다. 그러나 묘하게 닮은 인연은 둘을 더욱 가깝게 했다. 김승규(울산)는 2012런던올림픽에서 손가락 부상으로 최종 엔트리에서 탈락했다. 한국영(가시와 레이솔)은 더욱 아팠다. 런던까지 날아갔으나 훈련도중 발등 부상이 악화돼 낙마했다. 둘은 서로 격려하며 아픔을 나눴다. 한국영은 작년 브라질전에서 맹활약하며 월드컵 한 자리를 예약했고, 김승규도 대표팀 수문장 정성룡(수원)을 위협하고 있다. 두 말띠 스타는 브라질월드컵을 바라보고 있다.


● 한국영, ‘외로운’ 이명주의 등불

이명주(포항)는 작년 6월 브라질월드컵 최종예선 최종 3연전에서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개인적으로 큰 영광이었지만 걱정도 앞섰다. 처음 겪는 대표팀 생활이 낯설었다. 이때 등장한 이가 바로 한국영. 둘은 동갑내기로 포지션도 수비형 미드필더로 일치한다. 축구밖에 모르는 심성도 엇비슷하다. 금세 친해졌다. 훈련 마다 꼭 붙어 다니는 것은 물론이고 나머지 공부도 함께 했다. 이 정도라면 절친 인증이 따로 필요 없다. 이명주도 한국영에게 의지하며 대표팀에 녹아들었다. 이명주는 브라질전을 앞두고 긴장한 한국영을 응원했다. 그리고 그의 활약을 지켜보며 큰 자극을 받았다. 선의의 경쟁에 대표팀도 웃는다.


● 이명주, 고무열의 둘도 없는 짝궁

작년 K리그 시상식. 영플레이어상 시상자로 나선 이명주는 절친의 수상을 진심으로 응원했다. 고무열(포항)이 호명되자 이명주는 트로피를 건네주며 환하게 웃었다. 이로써 절친은 2012년과 2013년 연속 수상했다. 둘은 팀에서 둘도 없는 친구다. 포철공고 시절부터 마음이 맞았다. 평소 말수가 적은 이명주도 고무열만 만나면 수다쟁이로 변한다. 티격태격하지만 진심을 알고 있다. 이명주가 1년 늦게 프로에 입단했지만, 고무열의 도움으로 곧장 기량을 만개했다. 질문 하나. 이명주가 제일 존경하는 축구 선수는 누구? 절친 고무열을 서슴없이 꼽는다.


● 고무열, 정동호의 ‘부산 아이가’

정동호(울산)는 고등학교를 채 마치기도 전에 일본 프로무대로 떠났다. 고무열은 유스를 거쳐 포항에서 자리를 잡았다. 접점이 없는 것처럼 보이는 둘은 부산사나이다. 올림픽대표로 만나 가까워졌다. 연말마다 갖는 축구모임을 통해 서로를 터놓게 됐다. 부산지역 출신 89년생과 90년생들은 부산에서 한데 모여 공을 찬다. 굵은 땀방울을 흘리며 우정을 나눈다. 이 모임에는 김기희(전북), 신영준(포항), 김동기(강원), 전현철(전남), 김수범(제주) 등이 포함돼 있다. 정동호가 울산으로 오면서 둘은 올 시즌부터 동해안 더비에서 맞붙게 됐다.


● 정동호, 윤빛가람-전현철의 ‘노래방 친구’

전국대회를 흔들었던 부경고. 그 중심에는 윤빛가람(제주), 전현철, 정동호가 있다. 셋은 부경고 입학과 동시에 처음 만났다. 중학교 시절부터 겨뤄봤기 때문에 실력은 익히 알고 있었다. 셋 모두 낯가림이 심해 쉽게 대화가 터지진 않았다. 울산과 제주 등지로 전훈을 다니며 조금씩 우정이 싹 텄다. 눈빛만 봐도 통하는 사이로 거듭났다. 윤빛가람이 오버래핑하는 정동호에게 그림 같은 패스를 넣고, 전현철이 크로스를 받아 마무리. 찰떡호흡을 자랑하지만 노래방만큼은 달랐다. 고교 시절 유일한 일탈의 장소. 셋은 한곡이라도 더 부르기 위해 마이크를 놓지 않았다. 지금도 서로 만나면 제일 노래를 잘 한다고 목소리 높인다.

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angjun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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