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선수들이 12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전자랜드와의 6강 PO 1차전에서 클락의 천금같은 블록슛으로 극적인 2점차 승리를 거둔 뒤 다함께 박수를 치며 팬들에게 감사인사를 건네고 있다. 인천|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 @beanjjun
조성민·전태풍 등 노련한 선수 대거 포진
김우람 3점슛 재역전…전랜에 2점차 승
“전자랜드와 만난 것이 우리(kt)에게는 행운일지도….”
kt 전창진(51) 감독은 올 시즌 팀 전력을 높게 보지 않았다. 뚜렷한 전력보강이 없었기 때문이다. 시즌 전 공식석상에서조차 “8위만 해도 다행”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그러나 kt는 에이스 조성민을 앞세워 저력을 발휘하며 정규리그 5위로 플레이오프(PO) 진출에 성공했다. 전 감독은 10일 열린 PO 미디어데이에서도 “(PO 진출팀 중) 우리가 가장 약하다. 어떤 팀과 붙길 바랄 입장이 아니다”며 한발 물러섰다.
전 감독은 12일 인천 삼산체육관에서 열린 ‘2013∼2014 KB국민카드 프로농구’ 6강 PO(5전3승제) 1차전을 앞두고 “그나마 전자랜드는 우리가 수비 매치업을 정상적으로 가져갈 수 있는 팀”이라며 조심스레 자신감을 드러냈다. kt는 올 정규리그에서 상위팀들에게 고전을 면치 못했다. 3강을 형성한 LG-모비스-SK에 모두 열세를 보였다. 모비스에는 단 1승도 건지지 못한 채 6패를 당했다. 그러나 4위 전자랜드와는 3승3패로 호각지세를 이뤘다. kt와 전자랜드는 정상급 토종 빅맨을 보유하지 못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이 때문에 수비 매치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져 도움 수비에 대한 부담이 따르지 않는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전자랜드의 근소한 우위를 예상했다. 그러나 kt에는 전자랜드에 부족한 ‘경험’이 있었다.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 전자랜드와 달리 kt에는 조성민, 전태풍, 송영진 등 큰 경기 경험이 많은 선수들이 대거 포진해 있었다.
경기 초반 전자랜드 에이스 리카르도 포웰의 공격력이 흔들렸다. kt는 이 틈을 놓치지 않고 후안 파틸로-조성민-전태풍의 공세로 전반을 42-30으로 크게 앞섰다. 접전 상황에서도 kt의 경험이 빛났다. kt는 후반 포웰을 앞세운 전자랜드의 거센 추격을 받기 시작했고, 4쿼터에는 포웰에게 연속 11점을 내주더니 결국 종료 2분51초를 남기고는 역전까지 당했다. 흐름이 전자랜드로 완전히 넘어가는 듯했지만, kt는 흔들리지 않았다. 63-67도 뒤진 종료 2분33초 전 조성민이 3점슛으로 재추격에 나섰고, 이어 종료 1분58초 전 김우람의 3점슛으로 69-67로 재역전했다.
위기를 넘긴 kt는 이후 2차례에 걸친 전자랜드의 공격을 모두 막아냈고, 종료 직전에는 아이라 클락이 포웰의 레이업을 블록슛으로 차단해 극적인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전자랜드-kt의 6강 PO 2차전은 14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
인천|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