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8년 1회 대회부터 ‘57년 역사’ 자랑
우승 땐 평생출전권…전설들 샷 감상도
13일 막을 내린 ‘야마하·한국경제 제57회 KPGA선수권’은 국내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프로골프대회다. 1958년 시작해 올해로 57회를 맞았다. 내셔널 타이틀인 한국오픈(대한골프협회 주관)과 역사가 같다. 그만큼 기록도 풍성하다.
초대 챔피언은 한국 남자 최초의 프로골퍼로 활동했던 고(故) 역덕춘(1916∼2004년)이다. KPGA에선 매년 최저타수를 기록한 선수에게 ‘덕춘상’을 수여하는데, 그의 업적을 기리기 위함이다. 한장상은 단일대회 최다승 기록을 갖고 있다. 1960년(3회) 첫 우승 이후 1962년, 1964년, 1968년, 1969년, 1970년, 1971년 등 7차례 우승했다. 다음으로는 최상호가 6번 우승(1982·1985·1986·1989·1992·1994년)했다.
KPGA선수권에서만 볼 수 있는 풍경도 있다. 첫 번째는 나이를 뛰어넘은 신구세대의 대결이다. 우승하면 평생출전권이 보장돼 시드에 상관없이 대회에 나올 수 있다. 우승하면 평생출전권을 주는 미국 PGA 투어 마스터스와 같다. 최윤수는 올해 출전한 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다. 1948년생으로 66세다. 최연소 출전자인 이경환, 남재성(이상 18세)과는 48년 차이다. 이밖에도 신용진(50), 박남신(55), 김종덕(53), 조철상(56), 이강선(65) 등 50세를 넘긴 선수만 6명이었다. 아들, 손자뻘인 20∼30대의 젊은 선수들과 대결하는 일은 버겁다. 그러나 필드에서 보여주는 열정만큼은 후배들의 존경을 받는다. 최윤수, 이강선, 조철상은 1라운드 33조에서 함께 경기했다. 이들의 나이를 더하면 187세였다. 말 그대로 전설들의 경기를 볼 수 있는 유일한 대회다.
두 번째는 아마추어선수가 없다. KPGA선수권은 오직 프로만을 위한 대회다. 올해 출전한 156명은 모두 프로골퍼다. 일반 오픈대회에는 최소 4명에서 최대 20여명의 아마추어골퍼가 출전한다.
이번 대회에선 또 하나의 역사가 더해졌다. 올해 KPGA 코리안투어에서 뛰고 있는 유일한 외국선수(교포 제외) 매슈 그리핀(호주)이 역대 4번째 KPGA선수권 외국인 우승자가 됐다. 앞서 2회와 9회 대회에선 무디(Moody·미국), 51회 대회에선 앤드류 매킨지(호주)가 우승했다.
영종도|주영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