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범현 감독-김성근 감독(오른쪽). 스포츠동아DB
“전부 제자 아닌가.”
한화 김성근(73) 감독은 5일 대전 kt전에 앞서 조범현(55) 감독과 첫 맞대결에 의미를 두지 않았다. 김 감독은 “그런 데에 신경 쓰면 경기를 하지 못한다. 승부는 승부다”고 짧게 말했다. 현역 사령탑 가운데 NC 김경문 감독부터 KIA 김기태 감독까지 수많은 사령탑이 김 감독의 지도를 받았다. 하지만 둘의 인연은 조금 더 각별하다. 조 감독이 충암고 재학 시절 처음으로 감독과 선수로 만나 ‘사제의 정’을 나눴고, OB와 쌍방울 등지에서 감독과 선수, 감독과 코치로 줄곧 함께 시간을 보냈다. KBO리그에서 대표적인 사제지간인 셈이다.
김 감독은 이날 취재진 앞에서 냉혹한 승부사 기질을 드러냈지만, 감독실을 찾은 제자에게는 응원을 아끼지 않았다. 20여분 가까이 환담을 나누고 나온 조 감독은 “둘의 대화를 다 밝히긴 곤란하다”고 웃으면서도 김 감독의 덕담을 전했다. 조 감독은 “김 감독님께서 ‘kt가 상대팀과 끈질기게 경기를 잘 하고 있는데 마지막 고비를 못 넘기더라. 고비를 넘기면 좋은 팀으로 잘 될 것 같다’고 말씀하셨다”고 소개했다.
kt는 이날 전까지 3승25패로 최하위에 머물렀다. 승률이 1할을 갓 넘는 수준(0.107)에 머물 정도로 혹독한 첫 시즌. 뒷심 부족이 목격되며 수차례 아쉬운 경기를 했다. 3점차 이내 패배가 모두 10차례나 될 정도로 놓친 경기가 많았다. 이에 김 감독은 이날 경기 전부터 “kt가 약하지 않다. 접전으로 경기를 내주고 있을 뿐이다”고 전했고, 이날도 “부담스러운 경기”라고 말했다.
그러나 역시 승부 앞에서는 피도 눈물도 없었다. 중반까지 역전에 역전을 거듭하던 경기는 스승인 김 감독의 승리로 마감됐다. 한화는 이날 정근우의 만루홈런을 포함해 홈런 3방을 터뜨리며 kt 마운드를 두들겨 15-8로 재역전했다. 반면 kt는 10연패에 빠지며 시즌 26패째(3승)를 당했다.
대전|박상준 기자 spark4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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