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 최문식 감독. 스포츠동아DB
구단선 “굿”…문제를 모르는게 문제
“완전히 시즌 개막전을 치르는 느낌이네요.”
2015동아시안컵 휴식기를 마치고 12일 재개된 K리그 클래식(1부리그) 24라운드. 수원 서정원 감독은 대전전에 앞서 상대 출전명단을 보며 어색한 웃음을 지었다. 대대적인 선수단 개편을 꾀한 대전의 전력을 전혀 파악할 수 없다는 의미였다.
대전은 가장 바쁜 7월 여름이적시장을 보냈다. 기존 11명이 빠지고, 12명을 새로 영입했다. 외국인선수 4인까지 다시 데려왔으니 사실상 새 판 짜기였다. 기대와 우려가 공존한 가운데, 적어도 뿌리 깊은 패배의식에선 확실히 벗어날 수 있을 것이란 희망이 제기됐다.
그러나 결론부터 말하자면 기대이하다. 대전은 수원 원정에서 1-2로 패한 데 이어 15일 성남과의 25라운드 홈경기마저 0-2로 내줬다. 1승5무19패(승점 8)로 최하위(12위)다. 17경기 연속 무승(4무13패). 다음 시즌 챌린지(2부리그) 강등이 유력하다. 11위와의 격차도 벌어질 만큼 벌어졌다. 대전 최문식 감독은 “팀 리모델링에 어느 정도 만족한다”는 입장이지만, 이기는 법을 모르는 것은 예나 지금이나 변함이 없다.
지나친 변화가 오히려 해가 된 모양새다. 여전히 혼란스럽고 어수선하다. 불필요한 실책도 너무 많다. 결정적 순간, 중앙수비의 치명적 실수가 그대로 실점으로 이어진다. 여기에 슛은 많이 시도하지만 효율적이지 않다. 오히려 남발한다. 성남전에서 10차례 슛을 날렸으나 상대 골문으로 향한 것은 2개에 불과했다. 원정팀이 6개의 슛 가운데 유효슛 3개를 기록한 것과 대조적이다.
이미 대전은 올 시즌 가능한 모든 승부수를 던졌다. 조진호 전 감독이 물러나고, 최문식(사진) 감독을 영입한 데 이어 후반기에 대비해 선수단에도 메스를 가했다. 상처의 일부가 아닌 전체를 들어내 사태의 심각성을 알렸다. 그런데도 반전의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기적이 절실하다.
그러나 대전 구단 관계자는 “(최문식 감독의) 지도력이 확실히 좋다. 선수들도 잘 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할 수 있는 모든 시도를 한 대전의 가장 큰 문제는 도대체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를 알 수 없다는 점이다. 대전에 주어진 시간은 많지 않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