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포워드 이승현. 스포츠동아DB
추일승 감독 “이승현 합류 후 제공권 좋아져”
오리온 포워드 이승현(23·사진)은 11일 고양체육관에서 벌어진 ‘2015∼2016 KCC 프로농구’ 동부와의 홈경기에서 80-74로 승리한 뒤 공식 인터뷰장에 들어오자마자 자신의 리바운드부터 챙겼다. ‘10개를 잡았다’는 취재진의 대답을 들은 그는 “프로에 데뷔한 이후 정규리그에서 첫 더블(14점)-더블(10리바운드)을 기록했다”며 웃었다. 이어 “득점은 그리 중요하지 않은 것 같다. 지난 시즌을 치르면서 리바운드를 많이 잡는 팀이 강팀인 것 같더라. 그래서 이번 시즌에는 리바운드에 더 치중하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오리온은 대표팀에서 합류한 이승현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이승현이 대표팀에 차출된 상황에서도 오리온은 8승1패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지만 경기력이 완벽했던 것은 아니다. 골밑의 높이가 좋은 팀을 상대로는 어려운 경기를 펼쳤다. 그러나 이승현이 합류한 뒤 치른 2경기에서 오리온은 상대와의 리바운드 싸움에서 모두 앞섰고, 경기도 승리할 수 있었다.
오리온 추일승 감독은 “(이)승현이가 합류하면서부터 제공권이 좋아져 리바운드를 많이 가져오는 경기를 하고 있다. 오늘(11일) 경기에서도 그런 부분은 매우 긍정적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승현이가 대표팀에서 국제경기를 경험한 덕분인지 코트를 보는 시야가 좋고, 패스를 결정하는 부분도 한 단계 성장했다. 장신 선수에 대한 수비 요령도 훨씬 좋아졌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대표팀에서 경기를 치르다 다친 왼쪽 발목이 아직 완전치 않다”는 이승현은 “중국의 이젠롄과 이란의 하다디 등을 상대해봤던 게 큰 소득이 됐다. KBL에 돌아와서 많은 걸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얻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시즌 가장 큰 숙제는 체력관리다. 비 시즌에 유니버시아드대회, 아시아선수권대회 등을 치르느라 체력훈련을 전혀 못했다. 시간이 생길 때마다 잘 쉬고 웨이트트레이닝을 꾸준하게 해 시즌 내내 좋은 몸을 유지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날은 이승현이 프로에 데뷔한지 정확하게 1년이 되는 날이었다. 지난해 10월 11일 삼성전에서 오리온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프로를 경험한 그는 “지난해 이맘때는 정신없이 그냥 바빴고 생각도 많았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생각도 정리됐고, 플레이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1년간 정말 많은 변화가 있었던 것 같다”고 프로선수로 지낸 지난 시간을 되돌아봤다.
고양 |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