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배우열. 스포츠동아DB
데뷔 첫 세이브를 따낸 기쁨도 잠시, 부상으로 장기 결장을 피할 수 없게 됐다. kt 우완투수 배우열(30·사진)이 그랬다.
배우열은 14일 고척 넥센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배우열은 전날(13일) 1이닝 1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데뷔 첫 세이브를 따낸 터라 말소 이유에 관심이 쏠렸다. 알고 보니 부상이었다. 배우열은 전날 11회말 넥센 서건창의 땅볼 때 1루에 베이스커버를 들어가는 과정에서 종아리에 불편함을 느꼈다. 일단 통증을 참고 경기를 마쳤으나, 다음날(14일) 오전 수원 바로본병원에서 MRI 촬영 결과 종아리 근육 부분파열 판정을 받았다. kt 관계자는 “6∼8주의 공백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더 놀라운 건 배우열이 교체 없이 혼자 경기를 끝냈다는 점이다. 서건창을 잡아낸 뒤 통증을 참아내며 무려 20구를 더 던졌다. 대단한 투혼이었다. kt 조범현 감독도 “그 상황에서 어떻게 더 던졌지”라며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2009년 육성선수로 LG에 입단한 배우열은 올해 프로 8년차다. 지난해까지는 1군에서 20경기에 등판한 것이 전부였을 정도로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그러나 올해 스프링캠프부터 남다른 각오로 준비해 4경기에서 1패 1세이브, 방어율 1.80으로 순항했다. 특히 시즌 첫 세이브를 따내 자신감을 얻은 터라 불의의 부상이 더욱 아쉬울 수밖에 없다. 조 감독은 “올해 많이 좋아져서 잘 쓰겠다 싶었는데…”라며 “고생해서 빛을 볼만 하니 다쳤다. 통증을 느끼고도 ‘괜찮겠지’ 싶어서 던진 모양이다”고 안타까워했다.
한편 kt는 배우열을 대신해 이상화를 1군에 올렸다. 이상화는 2015시즌이 끝나고 2차드래프트(3라운드)를 통해 롯데에서 kt로 이적한 우완투수다.
고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