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 최보경, “잊히지 않는…. 계속 기억될 선수로”

입력 2016-06-2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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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 시절의 최보경. 사진제공|전북현대

전북 시절의 최보경. 사진제공|전북현대

수비형 미드필더부터 중앙수비수까지 전형적인 멀티 플레이어
“안산에서 잊혀지지 않는, 계속 기억에 남는 선수로 남을 터”

이흥실 감독이 이끄는 K리그 챌린지(2부리그) 안산 무궁화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10위에 그치며 클래식(1부리그) 승격은커녕, 망신만 산 지난 시즌의 모습은 온데 간 데 없다. ‘경찰청’이란 오랜 이름을 버린 대신, ‘무궁화’를 달고 완전히 새로운 팀으로 거듭난 안산은 팀당 16~17경기씩 소화한 현재, 10승3무3패(승점 33)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치열한 2위 싸움을 벌이는 강원FC, 부천FC와의 격차도 1경기(승점 3)로 벌어졌다.

놀라운 변화의 중심에는 ‘멀티 수비수’ 최보경(28)이 있다. 울산현대(2011~2013)와 전북현대(2014~2015)에서 활약한 그는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지만 올 초 안산에 입대한 이후로는 중앙수비수로 보직을 변경했다. 악착같이 상대 공격수를 물고 늘어지는 근성과 투지로 팀의 상승세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에 비해 안산이 가장 바뀐 부분은 탄탄한 디펜스 라인이다. 챌린지 최다 득점(23골)을 뽑은 안산은 실점도 12골에 불과하다.

그런데 최보경의 활약이 수비에만 국한된 것은 아니다. 정규리그 10경기에서 2골·1도움을 올렸다. 울산과 전북에서 각각 어시스트 3회, 1회를 뽑은 그는 쏠쏠히 득점을 올려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스포츠동아는 26일 충주 험멜 원정을 앞둔 최보경과 짧은 인터뷰를 했다.


-울산과 전북에서 큰 경험을 많이 했는데.

“전북에서 보낸 2년은 정말 화려했다. K리그 챔피언의 감정을 만끽해봤다. 물론 앞서 울산에서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경험하며 아시아 최강자의 느낌이 어떤지를 확인했다. 영원히 잊을 수 없는 시간이다.”


-안산에서는 어떤 감정인가.

“건강한 남성이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군 생활이다. 솔직히 마냥 행복했던 건 아니었다. 군대를 오게 되면서 걱정도 많았고, 지금도 그렇다. 내 이름이 잊혀질까 무서운 건 사실이다. 물론 이런 부분이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안산의 성적을 최대한 끌어올리되, 그 중심에 서 있어야 한다는 간절한 마음으로 뛴다.”


-어떤 부분을 보고 느끼고 배우는가.

“아직 지금은 신병 입장이다. 축구 선후배 관계를 떠나 아무래도 이것저것 다르고 낯선 환경에 눈치도 많이 보는 편이다. 그래서 운동이 너무 즐겁다. 그라운드에서는 조금씩 쌓인 스트레스를 풀 듯 즐기며 뛰고 있으니까 말이다.”


-입대 첫 해다. 무엇을 위해 뛰고 있나.

“지금은 챌린지에서 뛰고 있다. 개인적인 목표보다는 아마 우리 동료들의 목표와 일치할 것 같다. 단 하나의 바람이 있다면 클래식 승격이다. 내년에는 좀더 큰 무대에서 부딪히고 한 걸음 더 성장하고 싶다. 친정팀에 모두의 환영을 받으며 당당히 되돌아가고 싶다.”


-안산에서 어떤 걸 얻고 싶은지 궁금하다.

“이곳에서 수비수로 뛰고 있다. 솔직히 포지션 변경이 당황스럽진 않았다. 꾸준히 뛰고 있다는 사실에 감사할 따름이다. 수비형 미드필더와 중앙수비를 커버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로 인정받고 싶다. 그리고 언젠가 대표팀에도 다시 한 번 도전하고 싶다는 마음을 항상 품고 있다.”


-전북 선배 이동국은 자신의 축구인생이 ‘군 복무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했다. 본인에게 안산에서의 시간은 어떻게 기억될까.

“(이)동국이 형은 상대적으로 이른 나이에 상무에서 군 복무를 했다. (늦게 입대한) 나와는 다소 상황이 다르다. 그래도 자기관리를 잘하고, 성실하게 하루하루를 보낸다면 형처럼 더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훗날 이곳에서의 기억이 즐거움으로 가득하길 바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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