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우올림픽 좌절 위기’ 한국복싱, 과연 어디로?

입력 2016-06-25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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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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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지역 선발전에 이어 최근 세계쿼터대회까지 한국복서 조기 탈락
이동윤, 함상명만 실낱같은 가능성에 기대하는 한국복싱
인재발굴 및 육성, 국제 행정력 재고에 심혈 기울여야

2016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향한 길은 멀고도 험난하다. 한국복싱이 크나큰 위기에 봉착했다. 남녀 통틀어 단 1명의 선수도 파견하지 못할 굉장히 불편한 상황에 놓였다.

1980년 모스크바 대회를 제외하곤, 1948년 런던대회부터 4년 전 런던올림픽까지 꾸준히 출전한 복싱이지만 이번 대회를 앞두고선 유독 힘을 쓰지 못하고 있다. 악몽의 시작은 3월 중국 첸안에서 펼쳐진 리우올림픽 아시아·오세아니아 선발대회였다. 남녀 13명이 출전했음에도 전원이 8강을 통과하지 못했다. 2012런던올림픽부터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여자복싱은 5월 카자흐스탄 아스타나에서 진행된 세계여자선수권에서 마지막 희망을 걸었지만 예선 1차전부터 내리 무너졌다.

15일부터 아제르바이잔 바쿠에서 진행되고 있는 2016 국제복싱협회(AIBA) 세계쿼터대회는 한국복싱의 무너진 자존심을 조금이나마 회복할 수 있는 사실상 마지막 찬스였다. 그러나 간절한 복싱인들의 바람은 실현되지 못했다.

1988서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라이트미들급) 박시헌 총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1라운드 1분에 승리가 걸려있다’는 ‘원-원-윈(ONE-ONE-WIN)‘을 모토로 내걸고 첫 판부터 사력을 다했지만 출전한 10개 종목에서 전원이 4강 진출에 실패했다. 24일(한국시간) 이동윤이 75㎏급 8강에서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우승자 크리샨 비카스(인도)에게 0-3 판정패를 당한 것이 최대 성적. 2014인천아시안게임 우승자 함상명(56㎏급)은 16강에서 판정패했고, 인천아시안게임 은메달리스트 임현철(64㎏급)과 2013카잔하계유니버시아드 2위 김인규(52㎏급) 등 기대주들 역시 일찌감치 대회를 마무리해 충격을 더했다.

다만 이동윤과 함상명에게 실낱같은 가능성은 남아있다. 대회 규정에 따라 비카스가 체급 우승자가 되면 8강에서 패한 이동윤이 올림픽 티켓을 딸 수 있다. AIBA프로복싱대회(APB) 소속인 함상명은 7월 초 AIBA가 주관하는 별도의 선발대회에 출전하는데, 반드시 3위권에 진입해야 올림픽 쿼터를 획득한다.

진짜 아쉬움은 따로 있다. ‘보이지 않는 손(?)’의 영향도 상당히 컸다는 지적이다. 아시아·오세아니아 선발전에서 국제 심판들의 엄청난 견제에 시달린 것을 염두에 둔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는 초반부터 유효 타를 많이 시도하는 전략을 짰지만 기류는 바뀌지 않았다. 노골적인 편파 판정으로 번번이 눈물을 쏟아야 했다. 극심한 침체기를 맞은 한국복싱이 부활하려면 꾸준한 선수발굴과 육성 못지않게, 국제 행정력 강화에도 심혈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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