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광현-KIA 양현종(오른쪽). 스포츠동아DB
2017년 FA 시장은 공식적으로 11일 개장한다. 그러나 둘은 복잡 미묘한 위치에 있다. 해외진출이 달려있기 때문이다. 현재 이들에게 관심이 있는 해외 구단들 역시 FA로 정식 공시된 이후에 접촉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메이저리그는 추수감사절 연휴가 끝나는 11월 말부터 내년 시즌 전력 구성에 돌입한다.
둘의 거취에 대한 많은 말이 나오고 있지만, 선수는 기본적으로 국내와 해외 모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는 게 사실이다. 자연히 시기적인 문제와 부딪힐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원 소속팀 혹은 영입을 원하는 타 구단은 먼저 제안을 해야 하는 상황이다. 해외 구단과 협상을 준비한다 해도 100% 떠난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에 먼저 국내 구단 측의 제안을 받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김광현이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것이라고 봤던 SK는 최근 들어 바빠지기 시작했다. 국내 잔류에 대한 가능성을 뒤늦게 파악했고, 감독 선임 작업 탓에 준비가 늦어졌다. 계약규모가 크기 때문에 그룹 윗선에 재가를 받아야 한다. 기본적으로 “국내 잔류 시 김광현이 다른 팀에 간다는 건 상상할 수 없다”는 기류는 형성돼 있다. 내부적으로 산정하는 액수가 관건이 될 것이다.
양현종을 바라보는 KIA의 시선 역시 마찬가지다. “같이 가는 게 베스트”라면서도 선수 본인의 해외 진출 의지를 유심히 살펴보고 있다. 구단은 국내인지 해외인지가 빨리 결정 나기를 바라는 눈치지만, 당장은 쉽지 않은 문제다. 그래도 양측의 기류는 나쁘지 않다는 게 안팎의 시선이다.
이제 본격적인 싸움은 다음주다. 올해는 원소속구단과의 FA 우선협상 기간이 사라지는 등 제도가 바뀐 뒤 맞는 첫해다. 그러나 선수와 원 소속팀이 느끼는 ‘심리적인 우선협상기간’은 존재한다. 한 관계자는 “마치 11일은 FA 우선협상기간 종료 후 타 구단과의 협상일이 시작되는 느낌”이라며 현재 분위기를 전했다.
이제 관건은 시장이 공식 개장하는 11일 이전, 구단 측이 해당 선수에게 얼마나 진정성 있는 제안을 마련하느냐다.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팀을 상징하는 에이스들과 테이블을 차릴 SK와 KIA는 물론, 걸출한 내부 FA를 보유한 다른 팀들의 움직임도 바빠지기 시작했다. 실질적 우선협상기간은 채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