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정우람. 스포츠동아DB
스포츠동아는 통계전문회사 스포츠투아이에 의뢰해 2016시즌 각 팀에서 가장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가 높은 선수를 뽑아봤다. 놀랍게도 한화의 WAR 1위는 선발이 아닌 불펜에서 나왔다. 불펜투수가 팀 내 WAR 1위를 차지한 팀은 한화가 유일했다. 그나마 정우람의 WAR는 2.21이었다. KIA 헥터가 6.91, SK 켈리가 5.84, 두산 니퍼트가 5.15인 것을 고려하면 한화 마운드의 취약성을 짐작할 수 있다. WAR가 2수준인 팀은 한화 외에 kt뿐이었다. 연봉 3600만원인 kt 주권의 WAR도 2.70이었다. 반면 한화는 정우람을 잡는데 4년 84억원을 썼다. 2016시즌 연봉만 12억원이었다. 마무리투수 정우람은 61경기에서 무려 81이닝을 던졌다.
야구는 투수싸움인데 이 팀 마운드 운영이 한참 어긋나 있다고밖에 해석할 길이 없다. 실제 선발 최다이닝이 송은범의 122이닝이다. 방어율은 6.42였다. 송은범은 한화투수 WAR 5위(1.42)였다. 2위 권혁(1.95) 3위 이태양(1.74) 4위 장민재(1.62)였다.
결국 한화는 선발진을 재건해야 2017시즌에 희망을 볼 수 있다. 그 시작은 외국인투수 영입이다. 그러나 여기서도 리스크가 잠재해있는데 외국인선수의 능력만이 문제가 아닐 수 있다는 점이다. 190만 달러를 들여 사왔던 로저스의 실패(6경기 37.2이닝)가 반증한다. 외국인투수를 ‘케어’하는 지점에서 한화가 심각한 결함을 노출했다고 볼 수 있다.
한화는 외국인타자 로사리오 잔류로 KBO리그 어느 팀과 견줘도 부럽지 않을 야수진을 유지하게 됐다. 이제 관건은 투수다. 그러나 투수의 면면이 아니라 벤치가 투수를 쓰는 방식이 핵심이다. 그렇기에 아무리 좋은 투수들을 갖다놔도 이 팀에 불안요소는 상존한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