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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축구국가대표팀 주장 기성용(28ㆍ스완지시티)이 작심한 듯 대표팀 선수들을 향해 쓴소리를 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러시아 월드컵 최종예선 7차전 홈경기에서 전반 4분 터진 홍정호의 골로 1-0 신승을 거뒀다.

비록 승리를 거두면서 최악의 상황은 면했지만 경기력 면에서는 절대 합격점을 받을 수 없는 경기였다. 시리아의 슈팅이 골포스트에 맞고 나온 장면과 골키퍼 권순태의 선방 장면은 가슴을 철렁하게 했다.

경기 후 기성용은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에서 선수들에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이겼지만 경기력은 매우 실망스러웠다. 밖에서는 감독의 전술 문제를 탓하는데 내가 봤을 땐 전적으로 선수들 문제다. 감독님은 준비를 많이 했고 어떻게 플레이를 할지 주문했다. 선수들이 보여주지 못했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지금처럼 플레이 하면 그 어떤 지도자가 와도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 지금까지는 주장으로서 후배들에게 좋은 이야기만 했지만 중국 전과 시리아 전 경기력을 봤을 때는 다시 한 번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패스를 하면 관리를 하지도 못하고 공을 다 뺏기더라. 대표팀 수준이 아니었다. 정신 차려야 한다”고 일갈했다.


그는 “감독이 아무리 좋은 전술을 짜도 선수들이 잘 이행하지 않으면 안 된다. 결국 감독이 책임지지만 선수들도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 9년 동안 대표팀 생활을 하면서 감독이 5번 바뀌었는데 전부 2년도 채우지 못하고 바뀌었다. 선수들이 아니라 감독이 모든 책임을 지는 건 아이러니하다”며 후배들에 대한 질타를 이어갔다.

기성용이 공개적인 자리에서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하는 모습은 이례적이다. 현재의 경기력이라면 남은 3경기에서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고, 이 3경기에서 부진한 성적을 거둘 경우 월드컵 출전 티켓이 날아갈 가능성이 높아진다. 주장으로서 선수들이 위기의식을 느끼게 하기 위한 발언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편, 시리아 전 승리로 A조 2위 자리를 지킨 한국은 6월13일 카타르 원정을 떠난다.

동아닷컴 송치훈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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