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스볼 피플] ‘독종’ 김민식, 12월에도 쉼없는 훈련강행군 “이 자리 지켜야죠”

입력 2017-12-22 05: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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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A 김민식(오른쪽)은 어렵게 잡은 주전 기회를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인스타그램

KIA 김민식(오른쪽)은 어렵게 잡은 주전 기회를 다시는 놓치고 싶지 않다.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인스타그램

KIA 포수 김민식(28)은 요즘 거의 매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 나타난다. 시즌 초반 4대4 트레이드 때 SK에서 함께 KIA로 넘어온 이명기(30), 최정민(28)과 함께 의기투합해 출근도장을 찍고 있다. 늦잠을 자고 오후에 천천히 나와 훈련을 하는 게 아니라, 오전 10시반쯤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KIA 박흥식 퓨처스 감독은 “비활동기간엔 코치가 선수를 지도할 수 없어 전화로 물어보니 챔피언스필드에 계속 나가고 있다고 하더라. 11월엔 일본 마무리캠프도 자청해 참가하더니, 쉬지도 않고 12월에도 야구장에 매일 출근하고 있다. 내년엔 더 좋은 선수로 발전할 것이다”며 기특해 했다.

KIA 김민식.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인스타그램

KIA 김민식.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인스타그램



● “쉬어가는 타순으로 남을 순 없잖아요”

2017년은 김민식에게 인생의 터닝포인트가 됐다. KIA 유니폼을 입은 뒤 생애 처음 풀타임 1군 주전포수로 도약했고, 팀 통합우승을 이끌었다. 특히 10월 3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9회말 2사 후 두산 김재호의 파울플라이를 잡으면서 2017년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주인공이 됐다.

모든 것이 끝났다. 해피엔딩이었다. 그러나 그에겐 끝이 아닌 시작. 우승의 여운을 느낄 겨를도 없이 곧바로 11월 일본 오키나와에서 열린 팀의 마무리캠프에 참가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니지만, 오히려 주변에서는 “좀 쉬지 그러느냐”며 말렸지만, 그는 휴식 대신 훈련을 택했다. 어린 선수들 사이에 섞여 자신을 채찍질했다.

KIA는 올 시즌 0.302의 팀타율로 KBO리그 출범 후 역대 최고의 팀타율을 기록했다. 그러나 그 가운데 김민식은 주전 선수 중 가장 저조한 0.222(352타수 78안타)에 그쳤다. 포수는 수비가 중요한 자리다. 누구도 그의 타율을 타박하지 않았지만, 정작 그는 자신의 약한 방망기가 내내 마음에 걸렸다.

“쉬어가는 타순으로 남을 수는 없잖아요. 우리 팀 타자들이 모두 잘 치는데, 나만 못 치니까 ‘이래서는 안 되겠다’ 싶더라고요. 마무리캠프에서 타격에 대해 많은 걸 느꼈어요. 박흥식 타격코치(현 퓨처스 감독)님이 오셔서 타격시 하체를 쓰는 방법을 가르쳐주셨는데 느낌이 좀 왔습니다. 방망이 궤적이라든지, 손목 쓰는 방법 등에 대해서도 깨달음이 있었습니다. 힘은 들었지만 마무리캠프 잘 다녀왔다 싶더라고요.”

KIA 김민식(오른쪽).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인스타그램

KIA 김민식(오른쪽). 사진제공|KIA 타이거즈 인스타그램



● “올해보다 나은 내년을 만들어야죠”

그가 12월에도 챔피언스필드에 나가 T배팅을 하는 것은 마무리캠프에서 얻은 감을 잃어버리고 싶지 않아서다. “매일 조금씩이라도 T배팅을 쳐야 느낌이 이어질 것 같기 때문”이란다. 내년 2월 스프링캠프가 시작될 때까지 챔피언스필드에서 개인훈련을 이어나갈 계획이다.

“올해 전반기에는 도루저지율이 좋았는데, 후반기에 많이 떨어졌어요.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에 블로킹에서도 실수가 많았는데 결국 체력도 기술의 한 부분이더라고요.”

그는 올 시즌 도루저지율 0.378(도루시도 74회 중 도루저지 28회)로 10개 구단 주전포수(100경기 이상 출장) 중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그의 말대로 전반기 0.469(도루시도 49회 중 도루저지 23회)을 기록한 도루저지율이 후반기엔 0.200(도루시도 25회 중 도루저지 5회)로 뚝 떨어졌다. 그래서 겨울 동안 웨이트트레이닝을 통해 기본적인 체력을 키우겠다는 생각이다.

2012년 프로에 들어온 뒤 5년 만에 처음 자리 잡은 주전 포수. 그러나 그는 “내년에 이 자리가 보장되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어렵게 자리를 잡은 만큼 이 자리를 계속 지키고 싶어요. 올해 팀도 우승했으니 우승팀 자리도 지켜야하고요. 올해보다는 내년에 더 발전하는 선수가 돼야죠. 비시즌이지만 별 일 없으면 거의 매일 챔피언스필드에 나와 훈련을 하려고 합니다.”

‘올해보다 나은 내년’을 꿈꾸는 김민식이 있기에 KIA의 안방은 더욱 든든해지고 있다. 그가 얼마나 더 발전할지, 벌써 내년이 기다려진다.

이재국 전문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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