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왼쪽)과 오승환. 사진|스포츠동아DB·스포츠코리아
-KBO리그 복귀시 시즌 총경기수 50% 출장정지 결정
해외원정도박혐의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임창용(40)과 오승환(34)에 대한 KBO의 공식 징계가 내려졌다. 이들은 KBO리그 복귀 시 정규시즌 총 경기수의 50%에 해당하는 경기수에 나설 수 없게 됐다.
KBO는 8일 오전 10시 야구회관 5층 회의실에서 상벌위원회를 개최하고 도박으로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임창용과 오승환에 대해 심의한 뒤 ‘품위손상행위’를 규정한 KBO규약 제 151조 3항에 의거해 두 선수에게 KBO리그 복귀 후 총 경기수의 50% 출장정지 제재를 부과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야구 도박과 관련이 없는 도박과 관련한 역대 최고 중징계다.
이에 따라 임창용과 오승환은 앞으로 육성선수를 포함해 KBO의 선수등록 이후 소속팀이 KBO리그 경기수의 50%(2016년 기준 72경기)를 소화하는 동안 KBO리그와 KBO퓨처스리그 모두 출장할 수 없다. 한편 KBO는 KBO규약 부칙 제1조에 의거해 선수단 관리를 소홀히 한 삼성 라이온즈에 1000만원 제재금을 부과했다.
임창용은 지난해 말 삼성이 방출해 현재 무적 상태이며, 오승환 역시 2013시즌 후 삼성의 임의탈퇴선수로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해 KBO리그 소속 선수가 아니다. 그럼에도 KBO 상벌위가 이들에 대해 이 같은 제재를 결정한 것은 둘 다 언제든 KBO리그에 복귀할 수 있는 신분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KBO리그 특정 팀과 계약을 한 뒤 뒤늦게 상벌위를 개최해 징계를 내릴 경우 혼란이 일어날 수 있어 미리 정확한 제재 수위를 정해놓자는 차원에서 이날 함께 징계를 결정한 것이다. 물론 이들이 KBO리그에 복귀하지 않을 경우 이날 상벌위의 결정은 효력을 발휘할 수 없다.
상벌위원장인 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이날 상벌위 결과를 발표한 뒤 “회의가 길어진 것은 두 선수의 신분 문제 때문이다. 유권해석을 했는데, 임창용 선수는 삼성에서 방출됐지만 삼성에 소속돼 있던 상황에서 물의를 일으켰기 때문에 KBO리그 복귀할 경우에 대비해 징계를 결정했다. 오승환은 일본에서 뛰는 기간에 일어난 일이지만 삼성에서 임의탈퇴된 신분이기 때문에 복귀를 전제로 징계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양 총장은 해외원정도박 혐의를 받고 있는 삼성 윤성환과 안지만에 대해서는 “아직 수사결과가 안 나왔기 때문에 미리 말씀드릴 수 없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 “수사 결과에 따라 상벌위원회를 열 것이다. 비슷한 상황이라면 비슷한 결과가 나올 것이다”고 말했다.
KBO리그 출범 후 야구도박이 아닌 일반적인 도박을 놓고 징계를 내린 것은 2009년 3월 인터넷불법도박으로 물의를 일으킨 오상민(은퇴)과 채태인(삼성)에 대한 제재가 유일했다. 당시 5경기 출장정지에 제재금 200만원, 봉사활동 48시간의 징계가 내려졌다.
이에 대해 양 총장은 “단순히 전례와 비교할 수 없다. 최근 사회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데, 사회적 물의 일으킨 데 대해 엄중한 제재를 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