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김주형-박진두(오른쪽). 사진|스포츠동아DB·KIA
김주형·박진두 중용…한승혁 성장 ‘희망’
승패가 중요하지 않은 연습경기라지만, 2년간 11연패. 그러나 KIA는 의연하기만 하다. 미래를 보며 “계획대로”라고 말한다.
KIA는 13일과 14일 일본 오키나와에서 주니치와 야쿠르트를 상대로 연습경기를 치렀다. 미국 애리조나 1차 스프링캠프에서 자체 청백전도 소화하지 않았던 KIA 선수들의 첫 실전이었다.
2경기 모두 주축 선수들이 빠진 채 진행됐다. 외야수 나지완(31)과 신종길(33)을 제외하면, 전부 신인급 선수들이었다. 눈에 띄는 것은 내야수 김주형(31)과 박진두(20)의 중용이었다. 3번타자로 출전한 김주형은 13일 유격수로 뛰었고, 14일에는 2루수로 옮겼다. 박진두는 1루수와 지명타자로 나서며 이틀 연속 4번 타순에 배치됐다.
주니치전은 0-10 완패였다. 타선이 3안타로 침묵하기도 했지만, 무엇보다 바람이 거세게 부는 등 날씨가 심술을 부리면서 수비에서 실수가 많이 나왔다. 경기 후 KIA 김기태 감독은 “바람이 불어도 야구는 한다. 나올 게 다 나왔다”고 평했다. 선수들에게는 메시지가 될 만한 말이었다.
그래도 마무리 후보인 우완 한승혁(23)이 최고구속 153km를 찍으며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하는 등 희망도 보였다.
이튿날 야쿠르트전은 3-4 석패. 양 팀 모두 8안타를 친 가운데 김주형과 박진두 모두 멀티히트를 작성하며 김 감독의 선택에 부응했다.
지난해 KIA는 안치홍-김선빈의 동반 군입대와 이대형의 이적으로 센터라인이 한꺼번에 붕괴됐다. 새로 부임한 김 감독은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활용하는 ‘토털 베이스볼’로 전력공백을 최소화했다. 그 토대가 오키나와 연습경기였다. 기회를 줬던 젊은 피들 가운데 1군 전력으로 성장한 선수들이 있었다.
올해는 좀더 구체적이다. 공격력 강화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유격수 자리를 번갈아 맡았던 강한울과 박찬호는 현재 대만 2군 캠프에 있다. 2004년 1차 지명돼 어느덧 프로 13년차가 된 김주형은 그동안 1루수나 3루수로 나섰다. 타격에서 잠재력을 터트릴 기미가 보이자, 그의 활용도를 높이기 위해 유격수와 2루수라는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준 것이다. 3년차가 되는 박진두에게도 1루 백업으로 기회를 주려 한다. 김 감독은 “결과도 중요하지만, 어떻게 하는지가 중요하다. 감독은 1년, 그 이상을 봐야 한다. 아직 시범경기도 있고 시간은 많다. 우리 계획대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명노 기자 nirvana@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