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류제국. 스포츠동아DB
올 시즌부터 LG의 새 캡틴이 된 류제국(33)도 “이제 (주장 일을) 두 달 정도 했는데 힘들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개성 강한 선수들을 하나로 모으는 일이 녹록치 않은 모양이었다. 그래도 그는 끝까지 웃음을 잃지 않았다. 선수단 요구를, LG 양상문 감독과 직접 대면해 전달할 정도로 적극성을 띠고 있다.
류제국은 “원래 책임감을 가지고 뭔가 결정하는 일을 좋아한다. 부담스러운 일도 있지만 주위에서 많이 도와줘서 재미있게 하고 있다”며 “감독님도 선수들의 요구를 직접 듣기 원하시고, 내가 말하면 웬만한 것은 다 들어주신다. 안 된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그 이유를 설명해주시니까 선수들도 납득하게 됐다. 이런 게 소통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주장 류제국의 효과도 조금씩 나타나고 있다. 가장 큰 변화는 딱딱했던 팀 분위기가 봄날에 눈 녹듯 사르르 녹아내린 것이다. LG 선수들은 일본 오키나와 스프링캠프에서 어느 때보다 활기차고 밝은 표정으로 훈련에 임하고 있다. 이는 주장이 된 류제국의 당부가 크게 작용했다. 그는 “다른 것보다 ‘선후배를 막론하고 팀 분위기를 흐리지 말아 달라’고 했다”며 “지난해 팀 성적이 좋지 않았고 이로 인해 감정기복도 심했지만, 올해부터는 늘 밝게 야구를 할 수 있도록 분위기를 만들어달라고 선수단에 부탁했다. 선배들에게도 양해를 구했더니 흔쾌히 내 편을 들어줬다. 앞으로 달라진 LG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오키나와(일본) |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