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규, 부활 배신하고 시나위 갈뻔했다?…김태원 링거 투혼

입력 2012-12-26 11: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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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리더 김태원(왼쪽)과 전 보컬 박완규. 아래는 '남자의자격-청춘합창단'에서 함께 한 두 사람.

[동아닷컴]

밴드 부활의 전 보컬 박완규(39)가 부활의 라이벌이라 할 수 있는 시나위로 이적할 뻔했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부활은 지난 25일, 서울 홍제동 그랜드힐튼호텔 컨벤션홀에서 '부활 크리스마스 콘서트'를 열었다.

이날 박완규는 부활의 전 보컬로서 콘서트에 참여했다. 부활의 과거 보컬들이 함께 했던 ‘누구나 사랑을 한다’를 부르는 도중 깜짝 등장한 박완규는 이어 ‘론리 나잇(lonely night)'을 정동하와 함께 부르며 객석을 열광의 도가니로 만들었다.

“부활은 가난했다. 함께 작업하던 97년에 내가 늘 하던 말은 ‘완규야, 천원 있냐’였다”라는 김태원의 말에 박완규는 “전 ‘형님, 밥사주세요’였다. 송탄으로 돌아갈 차비 천 원만 딱 있던 시절”이라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김태원은 “전 요즘 ‘위탄(위대한탄생)’에서 멘토로 이상한 소리를 하고 있다”라고 운을 뗀 뒤 “정동하는 ‘불명(불후의명곡)’을 잡았다. 박완규는 ‘나가수(나는가수다)’에서 잘 치고 빠졌다. ‘슈퍼스타K’에는 이승철이 있다. 모두가 부활이다”라는 말로 폭풍 같은 환호를 받았다.

이어 서재혁은 박완규가 신대철의 ‘시나위’를 노크했다는 비사를 털어놓아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날 서재혁은 “(박)완규 형이 부활을 배신하고 시나위에 들어가려고 한 적이 있다”라고 폭로, 박완규를 당황시켰다. 박완규는 붉어진 얼굴로 “부활과 함께 한 건 97년이었고, 98년에 (신)대철이 형을 만난 적이 있는 건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부활과 시나위는 모두 86년에 데뷔, 26년차를 맞은 라이벌 밴드. 유현상-김도균의 ‘백두산’을 더해 통칭 한국 록 1세대 3대 밴드로 불린다. 만일 박완규가 시나위로 옮겼다면 부활의 전신 ‘디 엔드’ 시절 보컬이었던 김종서에 이어 부활에서 시나위로 넘어간 두 번째 보컬이 될 뻔했던 셈이다.

이날 부활-시나위 사이에서 곤란을 겪은 것은 박완규만이 아니었다. ‘위탄2’의 우승자이자 부활 엔터테인먼트의 식구인 구자명은 이날 ‘위탄1’ 준우승자 이태권과 함께 시나위의 ‘크게 라디오를 켜고’를 부른 데 이어 시나위의 초기 멤버였던 임재범의 ‘너를 위해’도 열창, 멤버들로부터 “부활 콘서트장에서 시나위 노래만 2곡을 부른다”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김태원은 “박완규 같은 친구가 슈퍼스타가 된 걸 보면, 누구나 슈퍼스타가 될 수 있는 것 같다”라며 좌중을 웃긴 뒤 “힘든 시간을 보내던 박완규를 위해 곡을 써줬더니, 다시 슈퍼스타가 되더라”라는 말과 함께 ‘비밀’을 불렀다.

이날 부활은 2회 공연을 소화했다. 김태원은 1회 공연 후 링거를 맞는 등 무척 지친 모습을 보였으나, 2회 공연에서도 화려한 무대 매너를 선보이는 등 투혼을 보였다. 부활 측은 스크린을 통해 “2034년 크리스마스에도 함께 합시다. 김태원 70세!”라며 ‘반지의 제왕’ 속 등장인물 간달프 모습을 한 김태원의 사진으로 화답했다.

부활은 ‘사랑할수록’, ‘생각이 나’, ‘회상3’, ‘비밀’ 등 소위 발라드 넘버들 외에도 데뷔 초기의 헤비메탈 곡 ‘인형의 부활’, 빠른 리듬이 돋보이는 ‘리턴 투 이노센스’-‘1982’-'아티스트‘, 빠른 템포로 재편곡된 ’희야‘ 등을 섞어 가득 들어찬 객석을 열광시켰다.

다채로운 크리스마스 팬서비스도 돋보였다. 부활 측은 “절대 팬서비스는 아니다”라고 부정했지만, 순정만화 미모의 보컬 정동하는 리본 넥타이와 딱 붙는 체크무늬 쫄바지 차림으로 등장해 여성팬들의 환호를 한 몸에 받는가 하면, 루돌프 머리띠를 쓰고 관중석으로 뛰어들어 사탕을 나눠주기도 했다. 이날 정동하는 부활의 히트곡들 외에도 ‘You raise me up', 'white christmas', ‘울면 안돼’ 등으로 크리스마스 분위기를 살렸다.

콘서트 말미에는 ‘위탄1’의 우승자인 백청강도 무대에 올랐다. 백청강은 지난 9월 직장암 진단을 받아 수술을 받은 뒤 아직 회복이 끝나지 않은 상황. 하지만 백청강은 ‘위탄’의 친구들 및 부활 멤버들과 마지막 노래 ‘네버엔딩 스토리’를 열창했다.

이날 ‘한류스타’ 최지우도 관람을 위해 콘서트장을 찾았다. 김태원은 최지우를 위한 크리스마스 선물로 오리지널 버전 “혼자 왔니?”를 날려 팬들을 즐겁게 했다.

동아닷컴 김영록 기자 bread42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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