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 시크릿 호텔.사진|tvN, 동아닷컴DB
이런 맥락에서 '마이 시크릿 호텔'도 남궁민-유인나-진이한으로 이어지는 삼각관계에 연이어 발생하는 살인사건의 범인을 쫓는 과정을 동시에 보여주고 있다. 그래서 tvN은 이 드라마를 킬링 로맨스로 지칭하고 있다.
이 작품의 축이 되는 삼각관계 로맨스는 이미 시청자들의 깊은 지지를 받아낼 정도로 원숙하고 쫄깃하다. 7년 전 헤어진 전 남편 구해영(진이한)과 여자 주인공에게 호감을 드러내는 조성겸(남궁민) 사이에서 고민하는 남상효(유인나)의 모습은 여성 시청자들의 판타지를 자극하고 엔딩에서 누구와 연결될까라는 궁금증을 불러 일으키는데도 성공했다.
특히 유인나 본인도 "두 캐릭터의 매력이 정말 팽팽하다. 나조차도 어디로 갈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마이시크릿호텔'의 삼각관계는 충분히 매력적이다.
하지만 문제가 되는 부분은 이 드라마의 또다른 축인 추리 부분이다. 연이어 사고는 발생하지만 왜 이런 일이 발생했는지 범인은 누구인지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진다. 멋진 두 남자 주인공과 사랑스러운 여자 주인공의 로맨스를 그리다 보니 살인사건이라는 중차대한 소재가 묻혀버리는 역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이에 대해 홍종찬 PD는 "처음에 기획할 때도 8대2 혹은 9대1의 비율로 로맨스에 초점을 맞추려고 했다. 그러나 중반으로 넘어갈 수록 비밀이 점차 밝혀지게 될 것"이라며 "한가지 귀띔을 하자면 지금까지 나온 인물 중에 범인이 있다. 뜬금없이 새로운 인물이 나와 사건의 주모자라는 식의 전개는 없을 것"이라고 못을 박아 기대감을 자아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마이시크릿호텔'은 현재 형성된 삼각관계만으로도 시청자들을 끌어 당기는 데에는 성공했다. 하지만 드라마의 완성도와 기획의도를 살리기 위해선 조금 더 시청자들의 두뇌를 피곤하게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마이시크릿호텔'이 이제는 버리기엔 아까운 계륵처럼 되어버린 미스터리를 멋지게 완성해 명품 드라마로 남을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동아닷컴 곽현수 기자 abroa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