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룡이 나르샤’ 여인들, 민폐없다…연기열전

입력 2016-01-04 07: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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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룡이 나르샤’ 여인들, 민폐없다…연기열전

여성 캐릭터 활용법은 똑똑하고도 독특하다.

SBS 창사25주년 특별기획 ‘육룡이 나르샤’(극본 김영현 박상연, 연출 신경수)는 고려 말을 배경으로 하는 팩션 사극이다. 역사적 사건을 배경으로 진행되는 보통의 사극이 남성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내는 반면 ‘육룡이 나르샤’는 똑똑하고도 당찬 여성들을 극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 똑똑하고 당찬 분이

신세경이 연기하는 분이는 극을 이끌어가는 여섯 용 중 유일한 여성 캐릭터이다. 열혈 민초를 대표하는 만큼 늘 당당하고 올곧은 분이는 남들보다 한 발 앞서나가는, 번뜩이는 지략까지 꺼내 놓으며 사극 속 여성 캐릭터의 새로운 시작을 알렸다.

분이는 극 초반부터 남달랐다. 탐관오리가 백성들에게 곡식을 빼앗아 갔을 때, 분이는 곡식들이 쌓여 있던 감영창고에 불을 질렀다. 이후에도 몇 번이고 죽음의 위기가 닥쳤을 때도 그녀는 강심장으로 버텨냈다. 특히 지난 21회에서 향의 움직임을 통해 비밀통로를 유추해낸 모습은 분이 캐릭터의 특별함을 제대로 보여준 장면이라고 할 수 있다.


● 총명하고 자존심 강한 민다경

극 중 공승연이 연기하는 민다경은 이방원(유아인 분)의 아내이다. 해동갑족 황려 민씨 가문의 딸로 누구보다 총명하고 자존심이 강한 인물이다. 특히 가문의 이(利)를 위해, 거짓 연극까지 꾸며가며 이방원과 결혼할 정도로 당찬 여인이다.

민다경은 뛰어난 상황판단력을 가지고 있다. 누구보다 자신과 가장 많이 닮은 남편 이방원을 이해하고, 권력의 판세를 읽어 그의 곁에 선 민다경. 조선 건국을 향한 개혁의 바람이 불어 닥치기 시작한 이때, 민다경이 그 안에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 주목된다.


● 약함을 딛고 일어선 연희

극 중 연희는 전설의 흑첩 자일색이다. 어린 시절 힘이 없고 약했기 때문에 가혹한 시련을 겪었다. 첫사랑 이방지(변요한 분)과도 이별해야 했다. 그러나 연희는 나약하게 주저앉아 있지 않았다. 화사단에서 흑첩이 되었고, 새 나라를 꿈꾸는 정도전(김명민 분)을 만나 그의 조력자가 되었다. 그녀는 빠른 판단력과 정보수집력, 뛰어난 무예 실력까지 갖추고 있다.

약함을 딛고 일어선 연희가 지난 26회 방송을 통해 과거 자신의 시련과 마주했다. 그리고 스스로 극복하며, 인생의 2막을 열었다. 과거에서 자유로워진 연희의 당당해진 모습이 기대된다.

이 외에도 ‘육룡이 나르샤’에는 강씨부인(김희정 분), 초영(윤손하 분), 갑분(이초희 분), 묘상(서이숙 분) 등 독특하고 뚜렷한 개성의 여성 인물들이 많이 등장한다. 연약하고 기대는 대신 위풍당당함으로 채운 ‘육룡이 나르샤’의 여성 캐릭터 활용법은 똑똑하고 특별하다고 할 수 있다.

동아닷컴 홍세영 기자 projecth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S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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