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방송되는 EBS ‘리얼극장’에는 배한성과 그의 둘째 딸 배우리의 캄보디아 여행기가 그려진다. 이번 여행을 통해 부녀는 그 동안의 오해를 풀고 서로의 소중함을 확인하는 모습들을 담는다.
배한성의 전 부인이자 딸의 친엄마는 벌써 29년 전 먼저 세상을 떠났다. 둘째딸이 고등학생 때 재혼을 했고, 딸에게는 언니 같은 어린 새어머니가 생겼다. 딸은 아버지 배한성 보다 17세나 어렸던 새어머니에 대한 호칭이 낯설어 마더라고 불렀다.
배우리는 대학교 3학년 때 돌연 파리 유학을 선언했다. 당시 그의 선택에 새엄마 때문이 아니냐는 색안경을 끼고 보는 이들이 많았다. 딸의 유학 생활은 19년이나 걸렸지만, 새엄마와는 거리낌 없이 잘 지내고 있다고.
배우리는 2006년 젊은 나이에 유방암에 걸렸다. 하지만 혹여 마음 약한 아버지가 걱정하실까 병을 숨겼던 딸 때문에 배한성씨는 이런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고, 시간이 흘러 딸이 암을 극복한 과정을 책으로 풀어냈을 때 비로소 배한성씨는 딸의 암 투병 사실을 알게 됐다. 딸 배우리는 당시 암투병 사실도 아버지가 아닌 새엄마에게 먼저 털어놓았다.
하지만 딸은 아버지의 “마더가 이거는 너희들한테 잘 했지 않니?”라는 말은 듣기 싫다. 괜히 딸들에게 미안한 마음에 그래도, 그래도를 입에 달고 사는 아버지. 재혼 한 아내와 딸들 사이에서 아버지는 자식들에게 미안함을 제대로 표현하지도, 새어머니의 입장을 완벽히 대변하지도 못 했다.
딸은 이제 아버지가 그 미안한 감정을 버렸으면 한다. 그걸 쥐고 스스로를 괴롭히고 있는 것 같아 속상한 것. 부인을 먼저 떠나보낸 뒤 친어머니의 부재에 대한 배한성의 자격지심과 그것을 내려놓았으면 하는 딸. 이번 캄보디아 여행을 통해 아버지와 딸은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는 계기가 될 예정이다. ‘리얼극장-행복’은 오는 29일 오후 10시 45분 방송된다.
동아닷컴 이슬비 기자 misty8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사진|EBS ‘리얼극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