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인터뷰①] 백종원이 밝힌 #선한 영향력 #예능대상 #정치 의사 #유튜브 목표

입력 2020-02-12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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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인터뷰①] 백종원이 밝힌 #선한 영향력 #예능대상 #정치 의사 #유튜브 목표

‘백종원 술게임’이라는 술자리 게임이 있다. 룰은 간단하다. 포털사이트에 메뉴를 검색했을 때 첫 페이지에 ‘백종원 레시피’가 나오면 술을 마시는 게임인데 열에 아홉은 걸린다. 그만큼 백종원이 알려준 레시피가 폭넓고 다양하다는 뜻이다. 오죽하면 백종원 본인도 ‘백종원 술게임’에 걸릴 정도니 말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집밥 백선생’ ‘백종원의 3대천왕’ ‘백종원의 푸드트럭’ ‘백종원의 골목식당’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양식의 양식’ 그리고 ‘맛남의 광장’에 이르기까지. 백종원은 대한민국 ‘먹방’ 예능의 성장의 역사와 함께해왔다. 방송사도 프로그램도 다르지만 백종원의 마음가짐과 기준은 같았다. 요리에 대한 관심도 향상에서 비롯한 외식 문화의 발전이다.

“외식 문화에서 중요한 건 만드는 사람은 양심껏 좋은 요리를 선보이고, 먹는 사람도 매너 있게 잘 먹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강의하듯 하는 것보다는 방송에서 직접 음식점이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식당하기 쉬운 줄 알았더니 힘들구나’ ‘식당에 가서 함부로 하면 안 되겠구나’를 알려주는 거죠. ‘집밥 백선생’도 식단 마진과 원가율을 알려주면서 ‘당신들이 직접 요리해보라’는 숨은 의도가 있었어요. 그런데 예상 못한 순기능이 있더라고요. 사람들이 ‘우리 애와 같이 밥 해먹으니 너무 좋아요’라는 거예요. 그때부터는 방송을 활용한다기보다는 좋은 취지와 마음으로 전달하면 선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겠구나 싶어졌어요.”


백종원은 자신의 이름을 딴 술게임이 나올 정도로 대중에 레시피를 전파했다. 일각에서는 시기하고 질투하는 시선도 많았다. 나만 알고 싶은 레시피를 자꾸 손쉽게 퍼다 주니 외식업자의 입장에서 보면 백종원은 눈엣가시였을지도 모른다.

“‘밖에서 사먹지 말라’고 이해할 수도 있지만 다 나와서 사 먹어요. 방송에서 레시피를 보고 먹고 싶어져서 만들어 먹을 것 같지만 사먹게 되거든요. 오히려 외국 인구가 더 늘죠. 만드는 입장에서는 자기만 알고 있는 레시피라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에게 알려지니 경쟁력을 높이고, 그렇게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거고요. 레시피는 공유해버리는 게 좋아요.”

방송을 통한 순기능과 막대한 영향력을 체감한 후 백종원의 생각도 확장됐다. 그가 ‘맛남의 광장’을 시작하게 된 것도 이와 맞닿아있다. 농축산물 소비의 활성화뿐 아니라 지역 특색에 맞는 메뉴를 사업성 있게 개발해 젊은이들에게 꿈을 주기 위한 것. 백종원은 우리나라를 하나의 큰 식당으로 비유하며 “휴게소 음식이 천편일률적이지 않나. 특색 있는 지역 특산물로 장사를 하는 것이 세계적인 시선에서 보면 우리나라의 소중한 관광자원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누리꾼들 사이에서 우스갯소리로 나오는 “정치인 100명보다 백종원 1명이 더 낫다”는 말을 전하자 백종원은 “주변에서도 농담 삼아 나가보라고들 하는데 아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할 수 있는 것을 해야지”라고 말하며 웃었다. 예능 대상을 거절한 이유도 같다. 백종원은 “스스로 방송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나름의 자존심”이라고 밝혔다.

“연말 되어봐야 알겠죠. 사람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지금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연예대상은 연예인의 잔치지 않나요. 제 주 수입원은 방송이 아니에요. 수입을 생각하고 방송을 하는 게 아니니까요. 이러다 방송을 통한 수입이 훨씬 더 커지면 또 모르죠. 허허.”

백종원은 유튜브 또한 수입 창출을 위한 것이 아니라 그저 좋아서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종원은 “유튜브는 돈 버는 장소가 아니다. 나에게는 게임이고 일기 같은 것”이라며 “깊이 있는 영상은 더 잘 하는 분들이 많으니 그 분들 영상을 보면 된다. 나는 음식을 안 하는 분들이나 엄두가 안 나는 분들, 교포 분들을 응원하기 위해 하는 것이니 편하게 봐 달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전했다.

“앞으로 유튜브에서 다양한 도전을 해 볼 생각이에요. 외국인을 대상으로 식당을 다니면서 한국의 음식이나 관광지를 소개하는 사업을 해보려고요. 인접 국가에서 현지 사람들을 데리고 와서 크리에이터로 키우는 거예요. 저는 제작자 역할만 하고요. 한국의 관광지를 많이 알리는 게 목표예요.”

동아닷컴 정희연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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