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강호(왼쪽)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영화 ‘박쥐’로 제62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받은 톱스타 송강호가 자신의 수상에 대한 기대를 묻자, 조심스런 생각을 밝혔다.
송강호는 16일 자정(이하 한국시간) 프랑스 칸 크로와제 거리 해변의 한 레스토랑에서 한국 취재진을 만나 남우주연상 등 수상에 대한 일부의 기대에 대해 “영화제에서 수상하는 것은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것과는 다르다”면서 “수상 여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밀양’과 ‘초록물고기’로 인연을 맺은 이창동 감독이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 심사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심사위원이 됐다는 소식을 듣고도 한국에서 전화 한 통 하지 못했다”며 조심스러운 생각을 버리지 않았다.
송강호는 “작은 상이라도 받으면 고마울 것이다”면서도 “혹시라도 못받더라도 여론이 그런 쪽으로 흐르지 않았으면 좋겠다. 영화가 수상하지 못하면 마치 작품에 무슨 하자가 있는 것처럼 오해할 것 같아 우려스럽다”며 수상이 전부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현실에 일침을 가했다.
영화 속에서 뱀파이어가 된 채 신앙과 욕망 사이에서 끊임없이 고뇌하고 갈등하는 신부 역을 맡아 열연한 송강호는 “전 세계의 주옥같은 작품들이 초청된 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오른 것 자체가 수상한 것이나 마찬가지다”고 생각을 밝혔다.
그는 또 “상을 받기 위해 여기 온 게 아니다”면서 “세계적인 작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는 것 자체가 상을 받은 것이다. 정말 겸손의 말이 아니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니다”고 다시 한 번 강조했다.
송강호는 ‘박쥐’에 대한 국내 관객의 논란을 의식한 듯 “한국에서는 예술영화의 의미로 혹평하는 사람들이 많다”면서 “유럽 등에서는 대중영화로 보고 있다”고 설명하기도 했다.
그는 “유럽 등 해외 취재진은 이런 장르영화가 이번 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기 쉽지 않다고 말을 한다”면서 “뱀파이어라는 소재가 유럽 등에서는 대중적 소재로 익숙하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한편 송강호는 이날 새벽 5시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김옥빈, 김해숙, 신하균 등과 함께 영화제 메인 상영관인 팔레 데 페스티벌의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열린 공식 상영에 앞서 레드카펫을 밟으며 관객의 환호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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