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시안 마카오
금잔디는 비행기를 타고 구준표를 만나러 간다. 도착한 리조트는 베니스를 연상케 하는 황금색 톤으로 고급스러움이 물씬 느껴진다.
인기리에 종영한 KBS-2TV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 나오는 한 장면으로 배경이 된 장소는 베네시안 마카오 리조트다.
이 곳의 첫 인상은 럭셔리, 그 자체다.
로비에 들어서면 천장과 기둥이 모두 황금으로 도금돼 있는데 화려함에 감탄사가 절로 나온다. 들어간 황금만 무려 1톤이란다.
2007년 8월 오픈 한 이 곳은 카지노를 하지 않는 사람에게도 다양한 즐거움을 선사한다.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체험 공간인 ‘맨 유 익스피어리언스(Man U Experience)’, 곤돌라 타기, 태양의 서커스 ‘자이아(Zaia)’ 관람 등이 대표적인 즐길 거리다.
축구를 좋아하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광 팬이라면 ‘맨 유 익스피어리언스’에 들러볼 만 하다. 인조 잔디가 깔린 부스에 들어가 드리블, 패스, 슈팅 등을 할 수 있고, 알렉스 퍼거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의 얼굴이 대형 화면에 등장해 소개하는 구단 설명도 들을 수도 있다.
특히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은 대기실부터 경기장으로 이어지는 체험 공간. 대기실에 들어가면 벽면에 투사한 영상으로 웨인 루니, 크리스티안 호나우두, 반 데 사르 등 스타팅 멤버 11인이 보이고, 경기 시작을 알리는 신호음과 함께 선수들이 경기장으로 들어가면 관람객도 따라 경기장으로 이동한다. 그러면 경기장으로 설정된 공간은 4면 모두 대형 화면에 영상이 나와 이들의 실제 경기 장면을 비추는데 마치 대기실부터 경기장까지 선수들을 따라가서 보는 듯한 착각이 들게 만든다.
베네시안 마카오
낭만적인 분위기를 누리고 싶다면 지상 3층에 마련된 수로에서 곤돌라를 타보자. 이 곳은 베니스의 수로를 그대로 재현해 곤돌라를 운행하는 데 실제 베니스에서 곤돌라를 타면 지저분한 물에 놀라지만, 이 곳은 깨끗해 좋다는 게 타는 사람들의 공통적인 평가다.
높은 천장은 하늘처럼 꾸몄는데 시간에 따라 하루 4차례 색깔이 변한다. 오후 4시 쯤 기자가 탔을 때는 해가 저물기 직전의 느낌이라 다소 갑갑함이 느껴졌다. 실내인 점을 감안해 아예 화창한 하늘이면 더욱 좋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곤돌라 타기의 또 다른 재미는 운디네(곤돌라를 모는 사람)가 들려주는 노래다. 짐 캐리랑 닮은 이탈리아에서 온 운디네는 ‘오 솔레 미오’를 우렁찬 음량으로 들려줘 연신 박수를 이끌어 낸다. ‘이 사람이 있을 자리는 오페라 극장인데’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노래 솜씨가 훌륭하다. 곤돌라에서 내리면 성의 창가에서 오페라 가수가 아리아를 들려주는 데 근사하다.
베네시안 마카오
저녁을 먹고 오후 8시부터 시작하는 ‘태양의 서커스’ 15번째 작품 ‘자이아’를 보는 일은 놓치지 말자. 엄청난 규모와 심장을 철렁하게 만드는 묘기에 졸린 눈이 저절로 떠진다.
특히 두 남녀가 공중에서 벌이는 묘기는 명불허전이다.
시내 관광을 떠나고 싶다면 세나도 광장으로 가자.
마카오는 16세기 중엽부터 포르투갈에 점령됐다 1999년 중국의 주권 회복과 동시에 특별행정지구로 지정됐다. 이로 인해 멀리 유럽으로 가지 않더라고 포르투갈을 느낄 수 있는 게 매력이다. 시내 중심에 자리 잡은 세나도 광장은 돌로 된 물결무늬의 모자이크 노면이 성바울 성당까지 이어지는데 이국미가 물씬 난다. 노란색과 녹색이 조화를 이룬 건물들은 포르투갈 양식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여행객들의 휴식처로도 애용되는 세나도 광장에서 위쪽 지대로 발걸음을 하면 등장하는 성바울 성당은 1835년 화재로 인해 모두 타버리고, 현재는 정문, 계단, 건물의 토대만 남아있지만 여전히 볼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이 동선을 따라가다 보면 포르투갈 사람들이 좋아하는 ‘에그 타르트’가게가 몇 군데 나오는데 ‘꽃보다 남자’의 촬영지라고 한국어로 적은 종이를 매장 앞에 붙여 홍보한다. 한국 여행객을 겨냥한 ‘F4’상술이 놀랍다.
마카오 | 글 사진=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