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스포츠동아DB]
‘산소탱크’ 박지성(28.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스포츠토토 전자카드’ 도입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16일 대한축구협회(KFA)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축구 꿈나무 위해 전자카드제 도입 철회돼야’라는 제하의 글을 기고한 박지성은 “한국축구의 미래를 위해 스포츠토토는 최소한 현행대로 유지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사행성을 줄이기 위해 전자카드를 도입하겠다는 순수한 목적에는 충분히 공감한다”면서도 “축구와 같은 스포츠가 로또나 카지노와 같이 사행산업에 포함되었다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박지성은 “평소 그 종목에 관심을 갖고 지켜보지 않으면 쉽게 이익을 얻기 힘든 것이 스포츠토토이므로 사행성과는 거리가 있다”며 “새로운 제도를 도입하기에 앞서 파급효과에 대한 신중한 검토가 이뤄지지 않은 점에 아쉬움이 남는다”고 말했다.
최근 사행산업감독위원회(이하 사감위)가 스포츠토토(체육진흥투표권)의 사행성을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현금 대신 의무적으로 전자카드제를 사용하게 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이 방안은 전자카드의 도입으로 참여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어 적지 않은 마찰이 예상된다.
박지성은 스포츠토토의 현행체제 유지를 주장하는 가장 주된 이유로 스포츠토토를 통해 거둬들인 수익금 중 일부가 한국 축구의 뿌리인 유소년 축구발전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는 점을 꼽았다.
박지성은 “스포츠토토에 전자카드가 도입되면 매출이 줄어 축구계 지원금도 지금의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스포츠토토 수익금에 의존하고 있는 유소년 사업은 제대로 자리를 잡기도 전에 뿌리가 흔들리게 된다”고 강조했다.
뿌리가 흔들릴 경우 ‘도미노 현상’이 일어날 것을 우려했다. “스포츠토토 기금이 줄어들면 유소년 축구에 투자할 기금이 그만큼 줄어들게 되고, K-리그 활성화나 월드컵 7회 연속 진출과 같은 쾌거를 다시 볼 수 없을 것 같다는 걱정도 된다”는 것이 그의 우려다.
게다가 박지성은 소속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하 맨유)의 사례를 들어 철회요구 목소리를 높였다.
박지성은 “맨유도 체계적인 유소년 클럽 시스템이 없었다면 지금의 위치에 올라설 수 없었을 것이다. 맨유는 축구에 재능 있는 유소년 유망주를 발굴하고 육성하는데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이미 몸값이 천정부지로 올라간 스타플레이어를 데려오는데 의존하기보다 어렸을 때부터 세계적인 스타로 만들어 가고 있다. 라이언 긱스, 폴 스콜스, 데이비드 베컴 등이 바로 맨유가 유소년시절부터 키운 경우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박지성은 “이런 것들이 가능하기 위해서는 결국 스포츠토토와 같이 체육 기금을 조성하여 정부 또는 축구계 차원에서 투자를 해야 한다고 본다”며 자신의 의견을 피력했다.
동아닷컴 김진회 기자 manu35@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