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요태의 신지(왼쪽)와 김원겸 기자(가운데), 빽가가 별미 꼬치안주를 함께 마주 들고 환하게 웃고 있다. 코요테는 최근 10집 ‘점핑’을 발표하고, 녹슬지 않는 10년 차 장수의 힘을 발휘하고 있다. 임진환 기자 photolim@donga.com
“10년간다툼한번없는우린천생연분”
마침 근처에서 먼저 약속이 있었던 빽가는 인터뷰 장소에 스쿠터를 타고 나타났다. 그를 본 지 벌써 5년이나 됐지만 최근 인터넷을 떠들썩하게 했던 이른바 ‘클럽파티’ 사진 안의 남자는 처음엔 영락없는 빽가였다.사진이 처음 공개된 날, “빽가는 턱수염까지 있고, 수염도 아무렇게나 막 기른 스타일”이라는 매니저의 자세한 설명에도, 단정하게 콧수염만을 기른 사진 속 남성은 자꾸만 빽가로 보였다. 좋은 것보다 나쁜 것을 더 믿으려드는 심리가 기자에게도 있었던 모양이었다. 당시 그를 오해했던 것에 대한 미안함 때문에 첫 화제는 ‘자연스럽게’ 클럽사진 이야기가됐다. 빽가는 대뜸 “어휴”하며 긴 한숨을 내쉰다.
“다들 그게 저라고 생각하더라고요. 처음엔 ‘난 아니니까’ 라고 생각했지만, 하룻밤 새 15만 명이 미니 홈피에 접속하고, 수없는 욕설쪽지와 입에 담지 못할 수준의 댓글을 보며 ‘안되겠다’ 싶더라고요. 근데 사실이 밝혀져도 아직도 안 믿는 사람이 있어요. 내가 글 올려도 안 믿고, 인터뷰 기사가 나가도 ‘언론 플레이 한다’며 안 믿고, 사진속 당사자가 ‘오해 마라’는 사실을 밝히는 글을 올려도 ‘이젠 비슷한 사람까지 매수했구나’라며 안 믿더군요. 정말, 참….” 빽가는 “앨범이 막 나온 시점이어서, 피해 주면 어떡하나 마음고생이 많았는데…”라며 표정이 굳어졌다.
그 사이 신지는 육중한 밴을 타고 나타났다. ‘편안한 차림으로 오라’고 하자 그녀는 정말 편안하게 왔다. 이날 따라 코요태는 특별한 일정이 없어 신지는 집에서 모처럼 꿀맛 같은 휴식을 취하고 있던 중이었다.
코요태는 최근 10집 ‘점핑’을 발표했다. 2007년 9.5집 이후 2년 만이다. 1998년 데뷔한 이들은 몇 번의 멤버 교체는 있었지만, 신지를 중심으로 고유의 음악색깔을 유지한 채 꾸준히 음반을 발표하며 ‘장수 혼성그룹’으로 활동하고 있다. 이번에는 공익근무중인 김종민이 빠지고, 신지와 빽가 두 사람이 활동에 나섰다. 10일 저녁, 코요태의 단골집이라는 서울 압구정동 꼬치구이집 ‘양아치’(양Arch)에서 그들을 만났다.
-이제 김종민은 없어도 되는 건가.
“코요태는 3명일 때가 진짜다. 종민이 형이 12월 소집해제 되는데, 편하게 올 수 있게 우리가 계단 역할을 하는 것이다. 종민이 형은 녹음할 때 매일 와서 ‘참견’했다. 나랑 신지의 어깨가 더 무겁다. 서로 열심히 하자고 다짐했다.”(빽가)
-김종민은 공익근무하면서 좀 변했던가.
“생각 많아지고 좀 의젓해진 것 같다. 차분해지고.”(신지)
-신지는 혼자 노래할 때 울렁증이 있는데, 이번엔 어떤지.
“빽가가 곁에 있어서 떨지 않았다. 신나고 재미있다. 처음엔 긴장했는데, 설렘이 있는 긴장이어서 괜찮다.”
-빽가는 코요태에서 역할이 작아 서운하지 않았나.
“그런 마음 있으면 일 못한다. 난 팀에 늦게 들어왔고, 애초 내 역할이 그랬다. 에픽하이의 투컷을 보면서 위로를 받는다.(웃음). 나의 존재감은 따로 또 알리는 기회가 있다.”
-팀 활동 10년간 위기는 없었나. 비슷하게 활동한 쿨과 룰라도 해체를 겪었는데.
“전혀 없었다. 내 의견을 잘 따라준다. 다툼도 없었다. 우리는 팀워크가 최고다. 그래서 팀이 오래간다.”(신지)
-요즘 아이들 그룹이 대세인데, 좀 멋쩍지 않나. 경쟁도 해야 하고.
“나도 아직 만 나이로는 스물일곱이다.(웃음) 아이들 가수들이 우릴 옆집 누나·형 같이 편하게 대했으면 좋겠다. 요즘 아이들 그룹 보면 너무 기분이 좋다. 샤방샤방하고, 우리도 어릴 때 저랬나 싶은 생각이 든다.”(신지)
“사실 난 방송 음악 프로에 출연할 때는 어색해서 대기실에만 있는 편이다. 아이들 가수와 우리는 음악도 다르고 팬 층도 다르다. 경쟁한다 생각은 않는다.”(빽가)
-신지는 연하남에 관심 있나.
“꼭 그런 건 아니다. 요즘 사랑에 좀 무뎌졌다. 나도 사랑을 하고 싶다. 요즘 공개연인들 보면서 너무 부럽다는 생각이 든다.”(신지)
-화려했던 과거가 그립지 않나.
“옛날 생각하면 안된다. 스트레스만 받는다. (조)성모 오빠와도 그런 얘길 했는데, 현재 상황에 맞게 생각하고 활동해야 한다.”(신지)
- 코요태의 음악은 변함이 없다.
“우리의 색깔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트렌드를 따라 간다. 우린 우리 색깔을 못 버린다. 우린 평생 코요태를 해야하는 운명이다.”
-연기 도전은 다시 하지 않나.
“‘거침없이 하이킥’할 땐, 음반을 낸 직후여서 음반에 충실하지 못했다. 언젠가 다시 기회가 오면 할 수 있겠지만, 사람들은 ‘노래하는 신지’를 좋아하고, ‘코요태의 신지’를 더 좋아하는 것 같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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