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화이트삭스의 에이스 마크 벌리가 퍼펙트게임 신화를 달성했다.
벌리는 24일 US 셀룰러필드에서 열린 탬파베이 데블레이스와의 경기에 선발 등판, 9회까지 완투하는 동안 단 한 명의 타자도 출루를 시키지 않아 퍼펙트게임을 기록했다.
이로써 벌리는 퍼펙트게임에 성공한 역대 18번째 투수가 됐다. 가장 최근 기록은 2004년 5월 랜디 존슨이 만들어낸 17번째 퍼펙트게임. 당시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소속이었던 존슨은 애틀란타를 브래이브스 타자들을 압도하며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화이트삭스 투수가 퍼펙트게임을 기록한 것은 벌리가 두 번째. 87년 전인 1922년 찰스 로버트슨이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상대로 2-0 퍼펙트게임에 성공한 바 있다.
1980년대까지 12번에 불과했던 퍼펙트게임은 1990년대 이후 여섯 차례나 기록됐다. 데니스 마르티네스(몬트리올-1991년), 케니 로저스(텍사스-1994년), 데이빗 웰스(뉴욕 양키스-1998년), 데이빗 콘(양키스-1999년), 랜디 존슨(애리조나-2004년), 마크 벌리(화이트삭스-2009)이 영광의 주인공들이다.
참고로 퍼펙트게임은 AL에서 11회, NL에서 7회 기록됐으며, 팀 중에서는 뉴욕 양키스(돈 라센-웰스-콘)이 가장 많은 퍼펙트게임을 펼쳤다. 가장 많은 퍼펙트게임을 당한 팀은 LA 다저스(3회).
퍼펙트게임의 주인공이 된 벌리는 통산 두 번째 노히트게임 기록도 함께 수립하게 됐다. 벌리는 2007년 4월 19일 텍사스 레인저스를 상대로 볼넷 하나만을 내주며 노히트게임을 달성한 바 있다.
홈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고 대기록을 작성한 벌리는 9회까지 116개의 공을 던졌다. 컨트롤이 뛰어난 투수답게 76개의 스트라이크를 던졌으며 삼진은 6개를 잡아냈다. 땅볼아웃과 플라이아웃은 각각 11개와 10개. 몇 차례 배트 중심에 맞은 타구가 있었지만 유격수 알렉세이 라미레스의 깔끔한 수비로 위기를 넘겼다.
이날 경기의 하이라이트는 탬파베이의 9회초 공격. 화이트삭스 벤치는 수비 강화를 위해 좌익수 카를로스 퀜틴을 불러들이는 대신 중견수 스캇 포세드닉을 좌익수로, 중견수에 발 빠른 드웨인 와이즈를 투입했다. 놀라운 것은 다음장면.
9회 탬파베이의 선두타자로 나선 게이브 캐플러는 홈런성 타구를 날렸다. 타구는 가운데 담장을 넘어갈 것처럼 빠르게 뻗어 갔고, 홈런이 나와 퍼펙트게임은 실패로 돌아갈 듯했다. 하지만 와이즈는 놀라운 점핑캐치로 홈런성 타구를 걷어냈고, 글러브에서 흘러 나온 공까지 잡아내며 안타를 막아냈다. 퍼펙트게임 뒤에는 역사에 남을 수비장면이 함께한다는 것을 확인시켜주는 그림 같은 수비였다.
벌리는 후속 마이클 에르난데스와 제이슨 바틀렛을 범타로 처리하면서 게임을 마무리지었고, 동료들과 환호하며 기쁨을 나눴다.
벌리는 11승 3패 3.28의 시즌 성적을 기록중이다.
벌리가 대기록을 수립한 이날 화이트삭스는 5-0 승리를 거뒀다. 화이트삭스는 조시 필즈가 2회초 만루홈런을 터뜨려 일찌감치 승리를 확정지었다.
동아닷컴 임동훈 기자 arod7@donga.com